“北 의료 붕괴… 마취 없이 수술”… 정전 잦아 촛불켜고 진료

입력 2010-07-15 18:44

국제앰네스티는 15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와해 상태의 북한 보건의료’라는 보고서를 발표하고 “북한의 보건의료 시스템은 실패했다”고 평가했다.

국제앰네스티가 발표한 북한의 상황은 참담했다. 환자들은 난방이 되지 않고 수돗물도 나오지 않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야 했다. 정전이 잦아 의료진은 촛불에 의존해 치료하는 경우가 많았다. 주사기와 병상도 제대로 관리되지 않았고, 의약품도 턱없이 부족해 병원은 사실상 기능을 상실했다.

함북 무산 출신 송모(56·여)씨는 “마취제를 맞지 않고 1시간10분 동안 맹장 수술을 받았다”며 “고통으로 몸부림치자 움직이지 못하게 손과 다리를 묶었다”고 증언했다.

몸이 아파 검사나 수술을 받으려면 현금을 주는 게 관행이었다. 상담만 받으려고 해도 의사에게 담배, 술을 줘야 한다는 증언이 나왔다. 의약품은 암시장에서 구매했다. 하지만 의약품 중에는 많은 국가에서 엄격히 통제된 아편 성분이 많았다고 이 단체는 전했다.

국제앰네스티는 북한의 식량 상황에도 우려를 표명했다. 화폐 개혁 이후 쌀값이 두 배 이상 뛰었고 지난 1∼2월 평남 지방에서만 수천 명이 굶주림으로 사망했다고 했다. 최근에는 영양실조 탓에 결핵이 유행하기 시작했다.

캐서린 베이버 국제앰네스티 아시아태평양 부국장은 “북한은 주민의 가장 기본적인 건강과 생존 요구를 충족시키는 데 실패했다”며 “국제사회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