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끌어내 뺨 때리고 발로 차고 내동댕이… 초등교사 ‘폭력 동영상’ 충격
입력 2010-07-15 21:32
서울의 한 초등학교 학부모들이 학생들에게 폭력을 휘두른 교사를 교단에서 추방하라고 요구했다.
평등교육 실현을 위한 서울학부모회 회원과 학부모 등 20여명은 15일 기자회견을 열고 “학생들을 상습적으로 폭행한 초등학교 6학년 담임교사 오모씨를 파면하라”고 밝혔다.
이들은 “오씨는 단지 화풀이를 목적으로 아이들에게 일상적인 폭력을 일삼았다”며 “오씨는 즉각 교단에서 물러나고 아이들에게 공개적으로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한 학부모는 “오씨는 내 아들이 혈우병을 앓고 있어 사소한 멍이나 출혈도 조심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바닥에 내동댕이치고 심하게 때렸다”며 울먹였다. 다른 학부모는 “일기를 써오지 않았다는 이유로 아이들을 체육기구 보관실에 가두고 4시간 넘게 내버려뒀다”고 주장했다.
학부모 사이에서 오씨의 폭력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었다. 학부모들은 지난 학기 내내 폭력이 계속되자 지난달 학교를 찾아가 교장과 오씨에게 항의했다. 하지만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은 지난 11일 오씨가 반 학생을 구타하는 모습을 담은 동영상이 공개되면서 학부모들은 참았던 분노를 터뜨렸다.
한 학생이 휴대전화 카메라로 몰래 찍은 4분34초짜리 동영상에는 오씨가 학생을 폭행하는 장면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교탁에서 학생의 과제물을 검사하던 오씨는 앞으로 불러 세운 한 남학생의 뺨을 손바닥으로 때렸다. 학생의 키는 오씨의 가슴팍에 겨우 미칠 정도였다. 오씨는 칠판에 부딪힌 학생을 두 손으로 낚아채 바닥에 집어던진 뒤 “네가 거짓말을 (해). 이 ××야. 이 나쁜 ×”라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오씨는 화가 덜 풀린 듯 넘어진 학생의 옆구리를 발로 걷어찼다.
이 학교 교장은 “교육청에 보고하고 학부모에게 사죄드리는 등 원칙에 따라 처리하고 있다”며 “전에 학생을 벌세웠을 때 구두로 경고했고, 오늘은 학교장으로서 할 수 있는 최대 조치인 서면 경고를 했다”고 말했다. 오씨는 교장에게 잘못을 시인하고 어떤 처벌이라도 받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학교는 전문 상담사를 불러 피해 학생들에게 심리 치료를 실시하기로 했다.
사태가 커지자 교육 당국은 감사반을 꾸려 조사에 착수했다. 이 학교를 관할하는 해당교육청의 한 장학관은 “학부모가 주장하는 습관적 폭행 부분에 대해 면밀히 조사 중”이라며 “마지막으로 학생도 면담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청은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오씨에 대한 징계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다.
강창욱 임세정 박지훈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