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택 “아이폰 4 기다려, 베가가 간다”

입력 2010-07-15 18:43

토종 휴대전화 업체 팬택이 스마트폰 야심작 ‘베가’로 애플 아이폰4에 도전장을 던졌다.

박병엽 팬택 부회장은 15일 기자간담회에서 “베가는 20년 휴대전화 사업 노하우가 집약된 세계 최고 수준의 제품”이라며 “아이폰4와 정면승부를 벌여 국내 스마트폰 시장의 30% 이상을 차지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와 함께 국내 스마트폰 2강이 되겠다는 선언이다.

베가는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2.1버전에 퀄컴 스냅드래곤 1㎓ 프로세서, 3.7인치 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제품이다. 아이폰4보다 23g 가벼운 114g으로 현존 스마트폰 가운데 가장 가볍다. 지상파 DMB와 500만 화소 카메라도 갖췄다. 웹브라우저에서 플래시 기능이 지원되며 스마트폰 중 처음으로 T캐시 기능을 탑재해 금융결제가 가능하다. 베가는 16일부터 예약판매에 들어가 이달 말쯤 오프라인 매장 판매가 시작된다.

박 부회장은 “베가의 국내 판매 목표는 50만대 정도이며 해외 시장에도 내놓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존 아이폰 3GS는 훌륭한 제품이지만 아이폰4는 무겁고 투박해 3GS보다 못하다고 본다”며 아이폰4와의 싸움에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SK텔레콤이 삼성전자 ‘갤럭시S’ 판매에 집중하느라 베가의 마케팅을 제대로 하지 못할 것이란 우려에 대해선 “이 같은 역작을 독점적으로 공급해줬음에도 알아주지 않는다면 앞으로 국내 시장에 제품을 내놓지 않겠다”고 배수진을 쳤다.

2007년 4월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에 들어간 팬택은 이후 12분기 연속 흑자를 내며 회생 중이다. 12분기 누적 매출액이 6조원, 영업이익이 4500억원에 달한다. 지난 4월 첫 안드로이드폰 ‘시리우스’를 내놓는 등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비교적 선방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박 부회장은 “연말부터 내년까지 해외 시장에 16종의 스마트폰을 출시해 고부가가치 회사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