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생활비 마련 나선 英 여왕… 정부 지원금 동결 여파 소유 농가 매각

입력 2010-07-15 18:45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직접 생활비 마련에 나섰다.

경제 위기 상황이 지속됨에 따라 영국 정부가 여왕 지원금을 내년까지 동결하고, 버킹엄궁과 윈저궁 유지비용도 줄이기로 한 데 따른 것이다.

엘리자베스 여왕 소유의 랭커스터 공작령 농가인 헤이들리 홀이 경매를 통해 약 100만 파운드(약 18억4000만원)에 팔렸다고 15일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가 보도했다. 10년 전 3500만 파운드의 가격이 매겨졌던 곳이다. 50에이커(약 20만㎡)의 대지에 지어진 이 농가는 영국 중서부 체셔 카운티에 위치하고 있으며, 본채와 두 개의 별채로 구성돼 있다.

또 16에이커와 33에이커에 이르는 주변 농지도 각각 9만 파운드와 15만 파운드의 가격에 매물로 내놨다.

랭커스터 공작령은 잉글랜드와 웨일스 지방에 있는 4만6000에이커의 토지로 구성돼 있다. 이 공작령의 자산 가치는 3억2200만 파운드에서 최근 5분의 1 수준인 7500만 파운드로 추락했다.

엘리자베스 여왕은 이 밖에도 200만 파운드에 달하는 개인 소장 포도주와 700만 파운드에 달하는 자동차, 2002년 대관식 50주년에 받은 갖가지 진기한 선물도 내다팔지도 모른다고 이 신문은 전망했다.

이처럼 영국 왕실이 직접 생활비 마련에 나선 것은 정부가 2010∼2011 회계연도 지원금 규모를 전해와 비교해 300만 파운드 이상 줄이기로 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왕실의 비축 자금 역시 현재 속도로 계속 사용할 경우 2012년에는 고갈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 데 따른 것이다.

김영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