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메달 해법은 실리농구”… 강력한 압박수비 집중 훈련

입력 2010-07-15 18:07

남자농구 국가대표 선수들이 미국프로농구(NBA) 서머리그 팀을 상대로 선전했지만 아쉽게 패했다. 하지만 수비력과 조직력이 모두 향상돼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의 희망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대표팀은 15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임팩트 체육관에서 열린 NBA 뉴올리언스 호네츠 서머리그 팀과의 평가전에서 치열한 접전을 펼친 끝에 62대 67로 석패했다. 전날 승리했던 샌안토니오 스퍼스 서머리그 팀과의 경기와 달리 선수들의 슛이 고비 때마다 불발했기 때문이다.

유재학 대표팀 감독은 전날과 마찬가지로 이날도 전 선수를 고르게 기용하며, 공격보다는 수비와 조직력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대표팀은 1·2쿼터에서는 이규섭의 3점 슛과 전태풍의 필드 슛 등을 앞세워 36-37로 대등하게 경기를 이끌었다. 그러나 3쿼터 들어 상대팀에게 내·외곽 슛을 연달아 허용해 58-49로 점수차가 벌어졌다.

그러나 대표팀은 4쿼터 들어 강력한 압박수비와 변칙적인 지역방어를 무기로 대반격에 나섰다. 서머리그 팀 선수들은 잦은 턴오버와 범실를 저지르는 등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결국 대표팀은 종료 2분50초전 60-61로 1점차까지 추격했다. 다만 종료 55초전 김주성이 골밑 레이업을 놓치는 등 골운이 따르지 않아 다잡은 경기를 놓쳤다.

하지만 종료 후 선수들의 얼굴에는 자신감이 묻어났다.

주성은 “슛만 잘 들어갔으면 충분히 이길 수 있었던 경기”라며 “이번 시합 뿐 아니라 전지훈련 기간 동안 선수들이 수비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선수들은 강력한 압박수비에 이은 빠른 속공과 3점슛 등을 능숙히 소화하는 모습이었다. 뉴욕 닉스 등 NBA 여러 구단의 감독을 맡았던 레니 윌킨스 대표팀 기술고문은 “강한 팀을 이길 수 있는 방법은 강력한 압박수비를 통해 상대팀이 서두르고 실수하게 만드는 것”이라며 “현재 대표팀 선수들은 이를 잘 이해하고 있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유 감독은 “특히 수비에 약했던 외곽 포워드 선수들이 수비에 자신감을 가지게 된 게 이번 경기의 성과”라며 “앞으로는 선수들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는 전술을 익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이규섭은 “10년째 국가대표로 뛰고 있는데 선수들 간의 조화가 어느 때보다 잘 이뤄지고 있다는 느낌”이라며 “전지훈련을 통해서 체계적 훈련이 이뤄졌고, 그동안 바랐던 좋은 연습 파트너를 많이 만나 선수들의 자신감이 어느 때보다 높다”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