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오대원 (10) 예수전도단-국제 YWAM 연합 결정

입력 2010-07-15 20:37


1973년 9월, 국제 YWAM 선교봉사단이 한국을 방문했다. 로렌 커닝햄, 딘 셜만, 조이 도우슨 등을 비롯한 180명의 대규모 선교봉사단을 만났을 때 ‘우린 하나’란 생각이 들었다. 그들은 우리와 똑같이 기도하고 찬양하며 전도했고 하나님의 음성을 들었다.

예수전도단원들은 한 달 동안 이들과 함께 서울, 광주, 부산, 대구 등 전국 각 도시에서 전도했다. 매일 오전에는 전체가 모여 도우슨과 커닝햄의 강의를 들으며 말씀에 대한 갈급함을 채웠다. 이들과 함께하며 단원들은 열방을 향한 뜨거운 마음을 배우게 됐다. ‘모든 열방을 제자 삼으라’는 하나님의 말씀에 더욱 깊이 헌신하는 계기가 됐다.

당시 이들은 한국에 지부를 세울 계획이었다. 도우슨은 나에게 “로스, 기도하는 가운데 한국 리더로 당신의 이름을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한국지부를 맡아주겠습니까”라고 물었다. 그 자리에서 잠시 기도한 후 승낙했지만 집으로 돌아와 엘렌과 다시 기도하는 중에 마음의 불안을 느꼈다. 선교봉사단이 떠나기 전날 밤, 그들을 찾아가 요청을 정중히 거절했다.

오랜 시간이 흘러 이 모든 일은 한국 YWAM의 리더로 한국인을 키우고 세우시려는 하나님의 계획이었음을 알게 됐다. 만약 그들이 한국지부를 개척했다면 한국인의 리더십을 성장시킬 기회가 적었을 것이다. 또 언어와 문화적인 장벽은 물론 한국인의 성향에 적합한 훈련을 제공하는 데도 어려움이 따랐을 것이다. 나는 한국인을 리더로 세워야 한다고 생각했다.

74년부터 2년여 동안 도우슨을 비롯한 국제 YWAM 리더들을 초청해 강의를 듣는 기회를 여러 번 가질 수 있었다. 당시 국제 YWAM의 모든 원칙, 즉 중보기도, 하나님 음성을 듣는 법, 하나님을 경외하는 마음 등은 도우슨이 세운 것이었다. 그녀가 직접 영적 지도자 세미나를 인도하고 강의하는 열의를 보여 주었다.

79년 엘렌과 난 다시 안식년을 맞아 세 자녀를 데리고 미국으로 갔다. 우선 국제 YWAM 본부가 있는 하와이를 방문했고 보름 동안 그곳에 머물렀다. 하와이 코나에서 인생의 갈림길에 있는 35세 이상의 사람들을 위한 ‘제자훈련과정’에 참여하면서 다시 한번 국제 YWAM과의 연합을 생각하게 됐다. 그들과 영적인 일치감을 누리며 ‘이렇게 한마음이 될 수 있는 지도자들과 일하고 싶다’는 마음이 커져갔다. 이를 위해 엘렌과 기도했다.

79년 9월 24일, 하나님께서는 구약성서 학개서 2장 18∼19절 말씀을 주셨다. “너희는 오늘 이전을 기억하라 아홉째 달 이십사일 곧 여호와의 성전 지대를 쌓던 날부터 기억하여 보라 곡식 종자가 아직도 창고에 있느냐 포도나무 무화과나무 석류나무 감람나무에 열매가 맺지 못하였느니라 그러나 오늘부터는 내가 너희에게 복을 주리라”

그날부터 열매를 맺게 하시겠다는 약속의 말씀이었다. 79년 장로교 선교사직을 사임하고 예수전도단과 국제 YWAM의 연합을 결정했다. 바로 주님의 말씀대로 9월 24일에 이루어진 일이었다. 그리고 80년 봄 태국에서 열린 국제 YWAM 모임에서 공식적으로 두 단체의 연합을 선포했다. 예수전도단의 영어이름은 YWAM Korea로 사용하되 국내 이름은 계속해서 예수전도단으로 부르기로 했다.

정리=이지현 기자 jeeh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