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진단] 어린이 성범죄 예방 교회의 역할은…

입력 2010-07-15 17:30


어린이에 대한 특별한 관심과 용납은 일찍이 복음서에서 예수께서 명하신 목회방침이다. “예수께서 그 어린 아이들을 불러 가까이 하시고 이르시되, ‘어린 아이들이 내게 오는 것을 용납하고 금하지 말라. 하나님의 나라가 이런 자의 것이니라.’” 예수께서는 어린 아이들의 순전한 마음과 순결성을 지적하시면서, 하나님 나라 입성의 자격요건으로 삼으시는 듯하다.

과연 예수님이 강조하신 것이 아동이 가지고 있는 순결성만을 귀하게 여기시고, 기타 모든 성인에게도 이를 동일하게 요청하신 것일까? 그렇다면 여러 가지 이유로 순결성을 잃어버린 아동들은 어떻게 돌볼 것인가? 오히려 예수께서는 아동이 처한 사회적 현실을 꿰뚫어 보시고, 의도적으로 그들을 성인들 틈에서 용납하실 뿐 아니라, 보다 적극적으로 곁에 두시려고 했던 것이 아닐까? 마치 그가 그의 목회 가운데 아동뿐 아니라, 대표적인 사회적 약자들인 여인과 나그네들을 특별히 용납하셨던 것처럼 말이다. 어쩌면 예수는 자칫하면 소외되고 무시되기 쉬운 아동의 전반적인 현실을 직시하시고 보다 적극적인 돌봄과 편들기를 하신 것일지도 모른다.

요즘 우리나라에서 벌어지는 아동성범죄의 현실은 오히려 보호자라고 자처하는 기성세대에 무방비로 학대당하고 희생되는 아동의 사회적 현실을 뼈아프게 보여준다. 이제 한국교회는 어린이를 ‘천사’처럼만 여기고 높은 종교성을 주입하는 인지적인 성경 교육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 어린이를 가정에서도, 사회에서도 가장 힘없는 약자일 수밖에 없는 존재로 인식하고, 이들의 내면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돌봄과 상담적인 대처가 요구된다. 교사대학에도 아동위기상담에 대한 교육은 필수적이다. 이것이 가장 성경적인 예수의 아동관을 반영하는 목회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권수영 교수<연세대 연합신학대학원 상담학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