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풍 부는 고용시장 청년층만 ‘찬바람’ 왜?
입력 2010-07-14 21:19
“청년층의 어려운 고용 여건이 계속되고 있다.” 14일 위기관리대책회의에 참석한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의 말 속엔 한숨이 묻어났다. 올해 들어 정부가 가장 큰 관심을 갖고 대책을 쏟아냈던 고용지표가 전체적인 흐름에서 회복세를 타고 있지만 15∼29세 청년층만은 구조적 문제 등으로 쉽게 풀리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이 이날 발표한 6월 청년실업률은 8.3%다. 지난해 같은 달보다 0.1% 포인트 하락한 수준이지만 전달(6.4%)보다 1.9% 포인트 급등했다. 고용률 역시 40.7%로 지난해 같은 달 41.2%에서 0.5% 포인트 낮아졌다. 반면 전체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31만4000명 증가하고 실업률도 3.5%로 하락, 전반적인 회복세를 이어갔다. 제조업 가동률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재정을 투입한 일자리가 아닌 민간 부문이 힘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민간 부문의 취업자 증가 폭은 2004년 4월 이후 처음으로 2개월 연속 45만명 이상 증가했다.
유독 청년층 고용시장에서만 찬바람이 부는 이유로는 신규 일자리 부족과 함께 처음으로 시장에 진입하면서 눈높이에 맞는 일자리를 찾기 쉽지 않은 구조적인 문제가 꼽혔다. 손민중 삼성경제연구소 책임연구위원은 “기업들이 5월까지 채용을 많이 했기 때문에 신규 채용이 줄어 4월 수준을 유지하기 어려웠던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김희삼 한국개발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해 만들어진 공공기관 행정인턴 등 정부 일자리가 줄어든 데다 20대 대부분이 고학력자로 눈높이가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또 교육과 도소매, 공공행정 등 부문에서 임시·일용직 취업자가 전년 동월에 비해 각각 11만6000명, 17만7000명씩 감소한 것도 원인으로 봤다.
이에 따라 정부는 종합적인 장단기 청년고용대책을 수립하기 위해 이달 중 청년층의 취업애로요인 등과 관련한 실태조사에 나설 방침이다. 실태조사에는 청년층의 과거 취업경험 및 횟수, 첫 일자리에 대한 세부적인 실태 등 세부적인 고용 여건을 파악하기 위한 조사항목이 포함된다.
김아진 기자 ahjin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