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손 모르게…’ 80대 할머니 KAIST에 현금 100억 기부
입력 2010-07-15 09:23
80대 할머니가 익명으로 카이스트에 현금 100억원을 기부하겠다고 밝히는 등 기부의 손길이 답지하고 있다.
연임에 성공한 서남표 카이스트 총장은 14일 취임식 도중 “80대 할머니로부터 현금 100억원을 기부받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서 총장은 “취임사에 앞서 반가운 소식을 전하겠다”며 “방금 전 현금 100억원 기부를 약정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나중에 공식적인 자리를 만들겠지만 아직은 기부자가 익명을 요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카이스트에 수백억원 상당의 부동산이나 주식 등을 기부한 사례는 있었으나 현금 100억원을 쾌척하는 경우는 처음이다.
카이스트에는 뜻깊은 사연을 간직한 기부자도 많다. 한의학 박사 1호인 류근철씨는 한국 기부 사상 최고액인 578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기탁했고, 김병호 서전 농원 대표는 300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조천식 옛 은행감독원 부원장도 100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기부했다.
미국 메디테그사 닐 파팔라도 회장은 외국인임에도 “카이스트는 세계적인 이공계 대학이 될 충분한 잠재력을 갖고 있다”며 250만 달러를 선뜻 내놨다. 재일동포인 배휘열 대주임산주식회사 회장은 “조국이 일본보다 더 발전할 수 있도록 카이스트가 노력해 달라”며 10억원을 기부했다.
지난 5월에는 강원랜드에서 한국 카지노 역사상 가장 큰 잭팟이 당첨된 안승필(60)씨가 당첨금 7억6680만원 전액을 기부했다.
이들을 포함해 서 총장의 첫 임기 시작 이후인 최근 4년간 4300여명이 기부행렬에 동참했고, 기부총액은 1350억원으로 늘었다.
대전=이종구 기자 jg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