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지도부 개편] 안상수-홍준표, 대의원 앞에선 ‘잽’만 교환
입력 2010-07-14 18:29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14일 열린 한나라당 전당대회에서 후보 11명은 마지막까지 불꽃 튀는 경쟁을 펼쳤다.
당 대표 자리를 놓고 격돌한 안상수 후보와 홍준표 후보는 선거운동 기간 동안 다시는 안 볼 사람들같이 으르렁거리던 것과 달리 대의원 8000여명 앞에서는 점잖게 싸웠다. 먼저 연단에 선 안 후보는 “이번에 나온 후보님들 연설 참 잘한다. 연설 실력으로는 제가 꼴찌일 것”이라며 은근히 홍 후보를 견제했다. 연일 안 후보의 병역 문제를 거론했던 홍 후보도 “지난 10년 (이회창 전 총재의) 병역비리로 (한나라당이) 야당이 됐지 않았느냐”며 “개인적인 욕심이 아니라 당과 대한민국을 위해 알려야겠다는 충정에서 비롯됐다”고 했다.
정두언 후보는 “정부가 잘못될 때 불이익을 감수하면서도 안 된다고 얘기했다”며 “편하게 갈 수 있는 길을 힘들게 가고 있는 내가 바보인가요, 멍청이인가요”라며 대의원들에게 구애를 펼쳤다.
친박계 서병수 후보와 이성헌 후보는 각각 ‘박근혜가 선택한 후보’, ‘박근혜를 지키겠습니다’란 캐치프레이즈를 앞세워 친박계 대표주자를 자처했다. 한선교 후보는 2강을 구축하고 있는 안 후보와 홍 후보 지지자들에게 각자 지지하는 후보를 세 차례 연호해 달라고 주문한 뒤 “두 번째 표(1인2표제)는 한선교에게 달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박근혜 전 대표는 귀빈석 대신 단상 맞은편 관중석에 대구 달성군 지역구 대의원들과 함께 앉았다. 박 전 대표는 ‘누구를 찍을지 마음을 정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여권 권력 투쟁 논란의 당사자인 이상득 의원과 정두언 후보는 연단에서 스쳤지만 인사를 나누지는 않았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