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카페] LG “하이닉스 인수 안해”
입력 2010-07-14 20:46
하이닉스반도체의 새 주인 찾기가 더 어려워졌다. 인수 후보로 거론돼온 LG그룹은 ‘인수하지 않는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하이닉스반도체 매각주간사들은 최근 LG그룹에 하이닉스 지분 5%를 우선 인수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우리투자증권, NH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대우증권 등 주주협의회가 보유한 20%의 지분 가운데 하반기 블록세일(대량매각)이 예정된 5%를 제외한 15% 중 5%를 우선 매수하도록 하는 방안이다. 매각 후 주주협의회가 나머지 10% 지분을 보유하면서 경영을 도와준 뒤 추가로 지분 매각을 성사시키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 관계자는 “자격이 있는 대주주가 나타나 인수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 얼마든지 맞춤식 협의를 할 수 있다”며 “LG도 인수 후보 중 하나”라고 말했다.
LG는 하이닉스 매각설이 나올 때마다 가장 강력한 인수 후보로 거론됐다. 하지만 구본무 회장과 남용 LG전자 부회장은 여러 차례 ‘관심 없다’고 일축했다.
이와 관련, LG그룹 관계자는 “하이닉스를 인수하지 않는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으며 LG는 현재 주력사업과 미래성장사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전념할 것”이라고 밝혔다.
LG는 1999년 김대중 정부 때 이른바 ‘빅딜’의 일환으로 반도체 사업을 당시 현대전자에 넘겨줬던 쓰라린 기억이 있다. 현대전자는 막대한 적자에 시달리다 워크아웃 과정에서 주인이 채권단으로 바뀌었고 구조조정을 거쳐 현재의 하이닉스반도체로 이름을 달리 했다. 하이닉스는 지난해 효성의 단독 응찰이 무산된 이후 공개경쟁입찰 방식으로 재매각 절차에 들어갔지만 아직까지 팔리지 않고 있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