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각 계파서 OK해야지… 청렴성 갖춰야지… ‘10개월 공석’ 인사기획관 인물난

입력 2010-07-14 18:12

10개월간 공석 중인 청와대 인사기획관 자리에 여권 내부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 선진국민연대와 영포회 ‘인사전횡’ 파문이 번지면서 관심도가 더 높아졌다. 비선에 의한 인사 농단 의혹이 제기된 만큼, 향후 임명될 인사기획관에게 힘이 쏠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인사기획관은 지난해 9월 청와대 조직개편에서 신설된 자리다.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에 대한 부실 검증 논란 등을 거치면서 체계적인 검증과 인재 발굴이라는 명분으로 만들어졌다. 당시 청와대 내부에서는 반대 여론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지금까지 인물난에 시달리고 있다는 게 청와대 측 설명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14일 “인사기획관이 될 사람은 여권 내 어느 쪽으로부터도 ‘괜찮다’는 인정을 받아야 하는데, 그런 사람 찾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른바 이상득계(SD계)나 이재오계, 정두언계 등 모든 여권 내 그룹들로부터 OK 사인을 받아야 뒷말이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여기에 일반 공직자보다 높은 수준의 청렴성, 정계와 관계를 두루 알고 있어야 한다는 조건까지 붙으니, 인물난에 시달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 청와대의 김두우 메시지기획관, 김명식 인사비서관, 이상휘 춘추관장 등이 물망에 올랐었지만, 모두 이런저런 이유로 반려됐다는 후문이다.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이 너무 높은 기준을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청와대는 이르면 15일 후속 수석급 인사를 단행할 예정이지만, 인사기획관을 발표할 가능성은 반반이라고 한다. 물론 기존 후보군 외에 깜짝 발탁 인사가 이뤄질 수도 있다.

아울러 유진룡 전 차관의 고사로 공중에 뜬 후임 홍보수석은 막판 인선작업 중이라고 한다. 한때 유 전 차관처럼 관료 출신이나 정책홍보 전문가 등 비언론인 출신을 선호한다는 얘기가 돌았다. 그러나 비언론인 출신 김희정 전 의원이 대변인에 내정되면서, 다시 홍보수석은 언론인 출신이 낫다는 기류로 바뀌었다는 후문이다. 또 지난 7일 청와대 조직개편에서 기획조정실로 변경됐던 기획관리비서관 명칭이 다시 환원될 가능성이 있다.

남도영 기자 dy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