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자리 흡연, 금연의 최대 적” 국립암센터 금연 전문가 3인 ‘발암의 시한폭탄, 담배 탈출하기’ 펴내

입력 2010-07-14 18:39


“혼자 있을 때 어렵사리 지켜내던 금연이 술자리 한번에 무너지곤 합니다. 흡연의 주요 특징 중 하나가 ‘소셜 스모킹(social smoking)’이기 때문이죠.”

국내 대표적인 금연 전문가 3명이 흡연의 폐해와 일반인이 쉽게 실천할 수 있는 금연 가이드를 담은 ‘발암의 시한폭탄, 담배 탈출하기’라는 책을 내놨다. 국립암센터 금연클리닉 서홍관(52), 명승권(42), 김열(39) 박사가 주인공이다. 서 박사는 한국금연운동협의회장을 맡고 있다.

명 박사는 14일 “마음은 있지만 실천이 쉽지 않은 게 금연”이라면서 “금연이라는 험난한 산을 넘는 데 과학적으로 입증된 효과 높은 방법을 흡연자들에게 가이드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명 박사는 “흡연은 개인의 기호 행위를 넘어선 사회적 기호와 상징 행위”라면서 “금연이 사회적 화두가 돼야 할 이유”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술을 마시면서 가끔 담배를 피우면 괜찮지 않나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같은 습관이 ‘일상적 흡연자’가 되는 지름길”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본인이 ‘소셜 스모커’적 생활습관을 갖고 있다면 약물치료 등을 통해서라도 습관을 바꿀 필요가 있다는 게 세 사람의 지적이다.

흡연자들이 흔히 착각하는 것이 흡연량을 줄이는 절연의 효과다. 하루에 대여섯 개비 이하만 피우거나 연기를 목 너머로 깊이 들이마시지 않는 이른바 ‘뻐끔 담배’를 피우면 건강에 큰 무리가 없다고 생각한다. 명 박사는 이에 대해 “뻐끔 담배를 피운다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소변의 니코틴 양을 측정했더니 일반 흡연자와 별 차이가 없었다”면서 “63빌딩에서 떨어지는 것 하고 삼일빌딩에서 떨어지는 것 하고 무슨 차이가 있겠느냐”고 말했다.

저타르, 저니코틴 담배에 속지 말라는 것도 세 사람이 던지는 공통된 메시지다. 서 박사는 “저타르 저니코틴 담배로 바꾸게 되면 이전에 받아들이던 니코틴 용량을 유지하기 위해 연기를 좀 더 자주 빨아들이고, 보다 깊이 들이 마시게 돼 오히려 더 큰 폐해를 끼친다”고 설명했다.

여성들, 특히 청소년기 여학생은 살찌는 걸 막겠다며 담배를 피우기 시작하거나 살이 찔까봐 담배를 못 끊는 경우도 많다. 실제 담배를 피우다가 끊으면 약 20%에서 2∼5㎏ 체중이 늘 수 있다. 명 박사는 하지만 “이는 흡연에 따른 식욕 감퇴와 만성 저산소증에 의한 대사장애 탓에 줄었던 체중이 다시 회복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 박사는 “흡연은 ‘중독 질환’이므로 의지만으로 금연하기 어렵고 치료 차원에서 생각해야 한다”면서 “약물치료의 성공률은 상담의 1.5∼2.5배”라고 강조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