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현대 작품 한자리 한국미술이 한눈에… 이즈 2돌展 ‘공존-근대를 지나 미래를 거닐다’

입력 2010-07-14 17:57


한국 근현대 화단을 대표하는 작고작가와 요즘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생존작가의 작품이 한데 모였다. 서울 인사동 갤러리 이즈가 개관 2주년 기념으로 27일까지 여는 ‘공존-근대를 지나 미래를 거닐다’ 전을 통해서다. 전시는 작고작가 7명의 작품을 선보이는 1부와 생존작가 8명의 작품을 내거는 2부로 구성됐다.



1부에 출품된 박수근의 ‘귀로’ 등은 50년 전 힘겨웠던 우리네 삶의 표정들을 두터운 질감으로 잘 보여준다. 이중섭의 은지화와 드로잉 ‘애들과 물고기와 게’ ‘새와 아이’는 자신이 처한 불운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이상 세계에 대한 꿈이 담겨 있다. 장욱진의 ‘낮과 밤’ ‘나무 위의 마을’ 등은 순수한 붓질로 동심의 세계를 펼쳐보인다.

선연한 색감과 절제된 세련미가 돋보이는 김환기의 ‘달과 항아리’ ‘노점’ 등은 한국적 특성과 현대성을 동시에 표현한 작품이다. 도상봉의 ‘라일락’은 정물화의 정수를 선사하고, 오지호의 ‘항구’와 ‘산의 화가’로 불리는 박고석의 그림은 각각 바다와 산의 풍경을 생동감 있게 표현함으로써 삶의 여정을 드러내고 있다.

2부에 나온 김성호의 ‘새벽’은 어둠이 깔린 도시의 불빛으로 삶의 희로애락을 그려내고, 김은옥의 ‘The Precious Message’는 극사실로 그려낸 전통문양의 보자기 그림으로 화려함의 이면을 보여준다. 김정수의 ‘진달래 꽃-축복’은 행복을 향한 염원을 화면 가득 담아내고, 김현식의 ‘사이공간’은 긴 머리의 여성 뒷모습으로 인물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낸다.

김형진의 ‘커피 마시는 남자’와 이동기의 ‘아토마우스’는 현대인의 문화적 현상을 여실히 드러내는 작품이다. 또 이수동의 ‘한여름 밤’은 자작나무 아래 사랑을 나누는 남녀의 서정적인 풍경을 선보이고, 황주리의 ‘식물학’은 도시인의 일상을 환상적으로 표현했다. 근대와 현대를 관통하는 작품들로 한국미술의 힘과 흐름을 살펴볼 수 있는 기회다.

2008년 개관한 이즈(is)는 대구 소재 인수문고(仁壽文庫)의 영문 이니셜에서 갤러리 이름을 따왔다. 남평 문씨 문중에서 대대로 운영해온 인수문고는 2만권의 서적을 소장하고 있는 국내 최대의 사립도서관. 남평 문씨 며느리인 한수정 이즈 대표는 “옛 것과 새 것이 공존하는 온고지신(溫故知新)의 정신을 보여주는 전시”라고 설명했다(02-736-6669).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