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매립토 운반 ‘通船門’ 설치 공방… 국토부, 방조제 일부 헐고 개발지역에 토사 운송 검토

입력 2010-07-14 17:58

18년만에 완공된 새만금방조제의 일부를 헐고 새만금 내부개발용 매립토를 배로 운반할 수 있도록 통선문(通船門)을 설치하는 방안을 놓고 논란이 뜨겁다.

14일 전북도와 군산시 등에 따르면 국토해양부가 최근 새만금 내부개발지역에 매립토를 운반하는 방안의 하나로 통선문 설치를 검토하고 있다.

국토부가 수자원공사의 용역을 바탕으로 구상한 통선문은 방조제 일부를 터서 6000t급 골재 운반선이 하루 27차례 다닐 수 있는 통로(폭 29m, 길이 163m)를 내는 것이다.

서울시 면적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새만금 내부를 산업단지와 도시, 농경지로 만들기 위해 필요한 매립토는 모두 6억㎥. 국토부는 방조제 바깥 바다에서 4억㎥의 흙과 모래를 파내 안쪽으로 운송하는 방안으로 3가지를 검토하고 있다.

대형 관로를 설치해 펌프로 보내거나(8조4000억원) 군산 경포천∼만경강을 잇는 수로로 운송(5조원), 방조제 일부를 헐어 배로 운반하는 방안(3조7000억원)이다. 국토부는 경제성을 따져볼 때 세 번째 안이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이같은 구상이 알려지자 전북도와 군산시는 전체 사업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하고 ‘해수유통 우려’ 등 불필요한 환경논쟁도 불러일으킬 소지가 있다며 강력 반대하고 나섰다. 두 기관은 통선문 설치는 결국 바닷물 유통-담수화 포기-개발 차질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사업 후퇴가 뻔한데다 준공된 지 석 달도 안된 방조제를 허문다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김완주 전북지사도 “너무 경제성으로만 따질 수 없다”며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군산상공회의소는 최근 군산대에서 10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새만금 통선문 반대 궐기대회를 열고 본격 서명운동에 나섰다. ㈔범전북 국책사업 추진협의회와 새만금 주변 섬지역 이장단들도 도청에서 반대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같은 전북 도민들의 정서 때문에 국토부도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통선문은 현재 인천항에서 쓰는 방식으로 갑문 1개씩을 번갈아 열고 닫아 수위를 맞춰 통과토록 해 사실상 바닷물 유통과는 무관하지만 지역민들에게 정확한 정보가 전달되지 않아 안타깝다”며 “용역이 끝나는 9월쯤 큰 가닥이 잡힐 것”이라고 말했다.

전주=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