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펴자 더위를 이기자] 엄마 아빠! 바캉스대신 북캉스 가요

입력 2010-07-14 17:34


세상에서 가장 경이로운 시간은 인간이 태어나서 혼자 앉고 일어서는 1년 동안이라고 한다. 삶의 경이로움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치아도 나이에 따라 유치에서 영구치로 바뀐다. 앙증맞은 소년소녀가 성숙한 신사숙녀가 돼 가정을 이루고 대(代)를 이어간다. 이렇게 하루하루가 모여서 ‘생애 지도’를 그리기에 우린 작은 일상도 허투루 보낼 수 없다.

이런 소소한 일상 속에서 자녀들이 인격을 형성하기 때문에 부모는 기름진 삶의 토양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대부분 부모는 자녀가 세상에 긍정적인 영향력을 미치는 사람으로 성장하길 소망한다. 경제학자 피터 드러커는 자신의 저서 ‘프로페셔널의 조건’에서 “인간으로 태어나 반드시 해야 할 한 가지는 살아 있는 동안 누군가의 삶을 변화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들의 논리적 사고력과 창의력을 키우는 데는 독서만큼 좋은 것이 없다. 독서는 게임을 하거나 TV를 보는 것과는 달리 활자를 읽고 상상하고 연상하는 등 두뇌 활동을 능동적으로 하게 된다. 따라서 독서를 많이 할수록 옳고 그름을 판단하거나 충동을 억제하는, 고도의 정신 기능을 담당하는 전두엽이 발달한다. 실제로 체계적으로 독서 교육을 받으면 그다지 머리가 좋지 않은 사람도 천재적인 지성을 지닌 두뇌로 개발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자녀들에게 독서습관을 길러주기 위해선 부모가 책읽기 모범을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우리나라 성인의 독서율은 참으로 낮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2009년 국민독서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 1년 동안 한 권 이상의 일반 도서를 읽었다고 응답한 성인은 71.1%로, 성인 연평균 독서율은 1994년 이래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부모는 TV를 비롯한 영상매체 앞에 앉아 있으면서 아이들에게 “책을 읽으라”고만 하면 통하지 않는다. 학부모들은 여름방학에 이런저런 학원으로 자녀를 몰아넣을 것이 아니라 사교육을 끊고 한 달만 도서관 나들이를 같이 해보자.

책 좋아하는 아이가 공부도 잘하고 리더십이 뛰어나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세계의 뛰어난 과학자, 정치인 그리고 최고경영자(CEO)는 한결같이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전 세계 부자들의 공통 습관이 바로 독서라는 조사결과도 있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은 지혜를 빌려 달라는 한 시민에게 “책을 읽고, 읽고, 또 읽으라”고 조언했다. 리더(reader)만이 리더(leader)가 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쉼을 얻기 위해 여행을 떠난다. 그 손에 한권의 책이 들려져 있다면 여행이 지루하지 않을 것이다. 한권의 책은 쉼과 재충전을 준다. 여름 휴가철을 맞아 바캉스가 아닌 ‘북캉스’가 새로운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 ‘북캉스’란 북(book)과 바캉스(vacance)의 합성어로 여름 휴가철에 바다나 산으로 가는 것이 아닌 책과 함께 조용한 휴가를 보내는 것이다. 몸으로 떠나는 여행 대신 마음으로 떠나는 여행을 통해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

이지현 기자 jeeh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