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등록 은평을 관전 포인트… 정권심판론 점화 여부 관건

입력 2010-07-13 18:26

7·28 재·보궐 선거 최대 승부처인 서울 은평을에 출마한 여야 후보들은 13일 후보 등록 첫날부터 신경전을 펼치며 보름간의 열전을 예고했다.

한나라당 이재오 후보는 오전 불광동 은평구선관위에서 후보 등록을 마친 후 “41년간 산 동네여서 새로 오신 분들 빼고는 거의 다 안다. 이제 열심히 하는 일만 남았다”며 지역일꾼임을 강조했다. 이 후보는 중앙당 지원을 거부한 채 게릴라식으로 지역을 누비며 맨투맨식 선거운동을 펼쳤다.

민주당 장상 후보는 등록 후 “은평구민들은 지난 10년을 잃어버린 10년이라고 한다”며 이곳에서 3선을 한 이 후보를 겨냥했다. 이날 열린 선거사무소 개소식에는 정세균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와 한명숙 전 총리 등이 총출동했다. 민주노동당 이상규, 국민참여당 천호선, 창조한국당 공성경 후보 등도 등록을 마쳤다.

은평을의 경우 현재까지는 어느 한 쪽의 우위를 예상하기 어렵다는 게 대체적 관측이다. 선거 관전 포인트는 크게 세 가지다.

우선 6·2 지방선거를 뒤흔든 ‘정권심판론’ 재연 여부다. 이 후보는 “지난 지방선거에서 심판하자고 해 민주당을 당선시켜 줬는데 또 심판이냐는 게 지역 분위기”라며 정권심판론 차단에 주력했다. 반면 장 후보는 “MB정권 2인자인 이 후보를 심판해 반성할 줄 모르는 MB정권에 더 큰 심판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 팬클럽인 ‘박사모’가 지난 18대 총선에 이어 이 후보 낙선운동을 펼치겠다고 공언하고 있는 점도 변수다.

야권 연대 성사 여부도 판세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 전 총리는 “연대 정신을 되살려 확실히 승리할 수 있도록 땀을 흘리겠다”고 강조했다. 거물급 이 후보를 꺾기 위해서는 야권 후보 단일화가 꼭 필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민노당과 참여당은 민주당에 양보를 촉구하고 있어 연대 성사는 불확실하다.

은평을 유권자의 10% 정도를 차지하는 은평뉴타운 유권자의 표심 향배도 주목거리다. 상당수가 20, 30대로 이들의 투표 참여 여부가 승패를 가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