比 “한국형 원전 수입 고려”

입력 2010-07-13 22:44

필리핀 베니그노 노이노이 아키노 대통령이 한국형 원전 건설 추진 의사를 밝혔다. 우리 정부는 기술적 문제 등을 검토할 방침이다.

AFP통신에 따르면 아키노 대통령이 12일 “전력난 해소를 위해 원자력 발전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관련 기술은 한국에서 도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키노 대통령은 구체적인 언급은 더 이상 하지 않았지만 한국형 원전 수입 의사를 분명히 한 것이다.

필리핀은 전력 확충이 시급하다. 최근 전력산업 투자에 소홀했던 탓에 수도 마닐라에도 단전이 발생하는 등 전국적으로 심각한 전력난에 시달리고 있다.

이에 앞서 아키노 대통령의 사촌이자 하원의원인 마크 코주앙코 의원과 일부 투자자 등은 지난 2월 지식경제부와 한전 등을 방문해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가 북한에 공급하려던 원전 발전설비 기자재의 매입 의사를 밝힌 바 있다. 그는 3월에도 당시 글로리아 아로요 대통령의 친서를 지경부에 전달하며 KEDO 기자재를 사들여 한국표준형 원전 2기를 짓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한국형 원전의 수출이 성사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KEDO 기자재로 만들 수 있는 한국 표준형 원전 OPR1000이 상대적으로 지진이 많이 일어나는 필리핀 지형에 맞는지 따져봐야 한다. 또 우리나라의 주력 수출모델은 구형인 OPR1000이 아니라 신형 APR 시리즈다. KEDO 기자재를 싸게 구입해 원전을 만들고자 하는 필리핀으로선 비용 부담이 늘어나게 된다. 지경부 관계자는 “이런 점들을 따져보려면 실무자들이 직접 방문해야 하는데 아직 필리핀 쪽에서 누가 오겠다는 제안은 없었다”고 말했다.

김도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