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美, 내정간섭 마라”… 인권상황 비판에 발끈
입력 2010-07-13 22:49
천안함 사건 관련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의장성명 후 미국과 중국, 미국과 북한, 중국과 한국 간 신경전이 갈수록 첨예해지고 있다. 특히 미·중간 기 싸움이 거세다.
중국 외교부는 미국 국무부가 중국의 인권 상황을 비판한 데 대해 내정 간섭을 중단하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친강(秦剛)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12일 성명을 통해 “미국은 중국의 인권과 자유, 민주 상황에 대해 근거 없는 비난을 하고 있다”면서 강력히 반박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미국에 자신의 국내 문제에 더 주목할 것을 촉구한다”면서 “인권 등의 문제를 핑계로 중국 내정에 간섭하는 행위를 중단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 국무부는 최근 발표한 ‘2010년 자유 촉진과 민주 보고서’를 통해 중국이 여전히 인권을 탄압하고 민주화 측면에서 부족한 점이 많다고 비판했었다.
한·미 서해 연합훈련과 관련해서도 중국이 강력 반발하는 상황 속에 훈련 강행 움직임이 구체화하면서 미·중 관계가 악화되고 있다. 중국은 특히 미국 항공모함 조지워싱턴호의 서해 진입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중국 외교부는 지난 8일 “중국은 외국 군함이 황해(서해)를 포함한 중국 근해에 진입해 안전을 침해하는 활동을 하는 것을 결연히 반대한다”며 공개적인 반대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중국은 이미 한국과 미국을 상대로 서해 연합훈련 재고 등을 엄중히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최근 서해 연합훈련이 실시될 부근에서 무력 시위성 해상 실탄사격 훈련을 하기도 했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가 12일 ‘중·미 해상 충돌 위기를 경계한다’는 제목의 사설을 게재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친강 대변인은 13일 정례 브리핑에서 6자회담 재개 필요성을 강력히 언급했다. 북한도 최근 6자회담 재개를 통해 평화협정과 비핵화 노력을 하겠다는 제안을 했다. 하지만 필립 크롤리 미 국무부 공보담당 차관보는 정례 브리핑에서 “6자회담 재개에 앞서 북한이 이행해야 하는 구체적인 사항들이 있다”며 “단지 협상에 복귀하는 것뿐 아니라 어떻게든 협상을 진전시킬 준비가 돼 있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줘야 한다”고 부정적 입장을 피력했다.
한국 정부도 북한이 먼저 천안함 사건에 대해 사과 또는 잘못을 인정하고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보여야 6자회담을 재개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베이징=오종석 특파원 js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