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全大 마지막 토론회… 병역기피 의혹 놓고 ‘安·洪 설전’

입력 2010-07-13 22:31


한나라당 7·14 전당대회를 하루 앞둔 13일 마지막 TV토론에서 각 후보들은 경쟁 후보를 흔들기 위해 아슬아슬한 수위의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특히 당 대표 자리를 놓고 각축 중인 안상수-홍준표 두 후보는 멱살만 잡지 않았지, 싸움 일보 직전까지 설전을 벌였다. 홍 후보는 토론 내내 안 후보의 병역 기피 의혹을 제기하며 “이런 사람이 당 대표가 되면 나라꼴이 어떻게 되겠느냐”고 몰아붙였다. 이에 안 후보는 흥분해 “고의로 병역기피를 했다면 검사에 임용이나 됐겠느냐”라며 “자꾸 허위사실을 유포하지 말라”고 언성을 높였다. 그러나 홍 후보는 지지 않고 “거짓말은 안 후보가 하는 것 아니냐”며 맞받아쳤다.

홍 후보는 또 과거 안 후보가 이웃집과 개 소음 문제로 소송까지 갔던 일을 거론하며 “개 짖는 소리로 이웃과도 화합을 못하는데 어떻게 당내 화합을 이룰 수 있겠느냐”고 꼬집었다. 안 후보는 “당시 집에 수험생이 있던 상황에서 옆집 개 10마리의 소음이 너무 심했다”며 “여러 차례 문제 해결을 부탁했으나 막무가내여서 소송까지 간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성식 후보도 홍 후보와 짝을 이뤄 “당 대표가 될 사람이 병역 의혹이 있으면 안 된다”며 안 후보 비판에 가세했다. 이혜훈 후보는 김 후보가 ‘당내에서 계파가 사라져야 한다’고 다른 의원들을 비판하자 “그러는 김 후보는 대표적인 손학규계가 아니냐”고 꼬집었다.

정두언-이성헌 후보는 정 후보와 가까운 총리실 간부가 야당에 자료를 건넸다는 이 후보의 주장을 둘러싸고 공방을 벌였다. 이 후보는 “여권 내부의 권력싸움에 야당을 끌어들인 사태를 내버려두면 안 될 것 같아 문제제기를 했다”고 말했고, 정 후보는 “이 후보가 사실도 아닌 것을 얘기하고 다니는데 돌이킬 수 없는 실수”라고 말했다.

각 후보 진영과 여론조사 등을 종합하면 당 대표로 안상수, 홍준표 두 후보가 유력한 것으로 관측된다. 1위인 당 대표와 2위 최고위원을 제외한 나머지 3명의 선출직 최고위원(여성 당연직 1인 포함)으로는 서병수 정두언 이성헌 한선교 후보가 각축을 벌이고 있다. 여성 최고위원은 나경원 의원이 국민여론조사의 우위를 바탕으로 한발 앞서 있는 것으로 전해졌지만 친박계 대의원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이혜훈 후보가 뒤를 바짝 쫓아 승부를 예측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안 후보는 친이계 주류의 지지세에 힘입어 선거운동 초반 홍 후보를 여유롭게 앞섰으나, 최근 병역 문제가 불거지면서 선두 자리가 흔들리고 있는 양상이다. 홍 후보는 국민여론조사에서 선두를 지키고 있으나, 전대 당일 친이쪽 대의원들의 표를 얼마나 끌어모을지가 관건이다.

여성 1인을 제외한 선출직 두 자리를 놓고선 정두언 후보가 남경필 후보와의 단일화 효과를 바탕으로 선전하고 있으나, 친이계에서 최근 권력투쟁과 관련해 정 후보에게 ‘괘씸죄’를 적용할 것이란 소문도 있다.

친박계는 단일화에 실패함에 따라 3위 자리를 확보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서병수 후보가 영남권 친박계 지지로, 이성헌 후보와 한선교 후보가 수도권 친박계 지지를 바탕으로 4위권 이내 진입을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역대 전대에서 현장연설에 따라 표심이 크게 출렁거린 점을 감안하면 최종 결과는 뒤바뀔 가능성도 있다.

손병호 정승훈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