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사회통합수석 인선 진통… 원로7인 추천에 낙점

입력 2010-07-13 18:22


청와대 인사 뒷얘기

청와대가 13일 일부 후속 인사를 단행했다. 정책실장과 정무수석, 사회통합수석, 대변인 4개 자리였다. 나머지 수석급 인사는 주말로 연기됐다.

청와대가 가장 고민한 인사는 사회통합수석이었다. 사회통합수석은 지난주 청와대 개편에서 ‘국민과 소통하겠다’며 품을 들여 만든 자리다. 박인주 평생교육진흥원장으로 낙점됐지만 과정이 순탄치 않았다. 박 원장은 경북 칠곡 출신으로 경북고와 고려대를 나왔다. 청와대 내부에서조차 ‘고려대와 영남 출신이 사회통합수석으로는 적절치 않다’는 문제 제기가 있었다고 한다.

청와대는 인선 결과를 발표하면서 사회 원로들의 ‘건의서’를 공개했다. 이광선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서영훈 신사회공동선운동연합 이사장, 인명진 목사, 송월주 전 조계종 총무원장 등 7명의 원로들이 박 원장을 ‘시민사회수석’으로 추천하는 건의서였다. 일부러 고려대 영남권 인사를 내정한 게 아니라 사회 원로들의 건의를 받아들인 인사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였다. 박 내정자가 검토되는 과정에서 ‘촛불집회에 참여해서 곤란하다’ ‘이라크 파병에 반대해서 안 된다’ 등의 이념 검증이 이뤄졌다는 후문이다. 이동관 홍보수석은 브리핑에서 “박 내정자 본인이 ‘촛불집회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해명했고, ‘이라크 파병에 개인적으로 찬성했다’고 밝혀왔다”고 설명했다. 13일 오후에는 ‘노무현 정부 당시 좌파 성향의 6·15공동선언실천 남측본부에 참여했다’는 문제 제기가 이뤄져 재검증하는 소동도 벌어졌다고 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박 내정자는

오히려 보수 성향이 강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홍보수석을 둘러싼 혼선도 빚어졌다. 청와대는 당초 유진룡 전 문화관광부 차관을 유력하게 검토했다. 유 전 차관은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의 인사 청탁을 거절했다는 이유로 경질됐으며, 당시 청와대 비서관으로부터 “배 째 드리죠”라는 얘기를 들었다는 소문의 주인공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집권 초부터 우리 인재풀에 있었던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유 전 차관이 고사하면서 홍보수석 인사가 헝클어졌다고 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계속 좋은 분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충남 출신 3선인 정진석 의원의 정무수석 내정은 다목적 포석으로 해석된다. 세종시 문제로 악화된 충청 민심을 다독이는 한편, 3선으로 친화력이 뛰어난 정 내정자를 통해 국회와의 관계 개선을 도모하려는 이중 포석이라는 것이다.

청와대는 일부 수석 인사를 발표하는 과정에서 혼선을 빚었다. 청와대의 공식적인 ‘입’인 박선규 대변인은 12일 “(청와대 수석 인사를) 나눠서 발표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청와대가 13일 일부 수석을 발표함으로써 박 대변인의 말은 공언이 돼버렸다.

남도영 기자 dy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