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中企와 상생발전 꾀하는 KT 선언
입력 2010-07-13 19:13
KT가 협력 중소기업과의 동반성장 원칙, 이른바 3불(三不) 정책을 12일 선포했다. 3불이란 KT로 인해 중소기업 자원이 낭비되는 것을 막고, 중소기업의 기술개발 아이디어를 가로채지 않으며, 중소기업과 경쟁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대·중소기업의 바람직한 관계모델을 보는 듯하다.
우리 경제에서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높다. 2008년 현재 사업체수로는 전체의 99.9%, 종사자수는 87.7%를 차지하고 전체 부가가치 창출의 50.3%를 담당하고 있다. 그런데도 대·중소기업 간 거래관행은 ‘갑-을 관계’에 기초한 수직적·종속적인 모습을 못 벗고 있다. 3불은 이러한 갑-을 관계를 뛰어넘어 수평적·협력적 관계로 전환하겠다는 구체적인 선언인 셈이다.
중소기업의 자원 낭비는 대기업의 구매수요를 알지 못해 생산·재고관리에 애로가 많고 어렵사리 제품개발을 했지만 대기업의 수요와 연계되지 못해 생긴다. 이 문제에 대해 KT는 구매 수요를 미리 공개하는 수요예보제 도입으로 풀어가겠다고 한다.
중소기업의 기술개발 아이디어를 가로채는 것도 종종 거론되는 대기업의 횡포다. 정부가 최근 대기업의 부당한 기술탈취 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하도급법에 부당한 기술자료 제공강요 금지 규정을 마련했지만 대기업의 의지가 더 중요하다. KT는 이를 아이디어 보상제도로 대응하겠다고 한다.
대기업이 중소기업 생태계에 끼어들지 않는 것 또한 건전한 대·중소기업 관계 형성에 필수적인 사항이다. 그간 대기업이 중소기업의 수익모델을 잠식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우리 경제에서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위상을 감안할 때 중소기업의 위축은 곧바로 우리 경제의 활력 저하로 이어진다.
중요한 것은 실천이다. KT는 지난해 6월 협력 중소기업에 원자재가격 상승요인을 가격에 반영하도록 함으로써 대·중소기업 상생 노력을 실천한 경험이 있는 만큼 한 차원 높은 3불 원칙도 성공적으로 뿌리내리기 바란다. 더불어 KT의 3불 원칙이 앞으로 우리나라 대·중소기업의 공동발전모델로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