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새 대통령실, 비선조직부터 차단하라
입력 2010-07-13 19:13
청와대 정책실장에 임태희 대통령실장 내정자와 54세 동갑내기인 백용호 국세청장을 기용한 것은 대통령실을 역동적으로 운영하겠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의지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정진석 정무수석 내정자는 50세, 김희정 대변인 내정자는 39세다. 3선 의원을 지내 정치권 사정에 밝은 임 내정자와 ‘대통령 경제교사’ 출신의 백 내정자가 쌍두마차를 이뤄 정무와 정책 기능을 한층 강화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새 대통령실은 이 대통령의 집권 후반기를 안정적으로 이끌고 가야 하는 막중한 책무를 갖고 있다. 다음달 25일로 임기 반환점을 맞는 이 대통령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레임덕(임기 말 권력누수 현상)을 차단하는 일이다. 과거 정권의 전례로 볼 때 레임덕은 이르면 집권 3년차부터 시작된다.
레임덕을 막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국민과의 소통을 잘 유지해야 한다. 국민의 뜻을 국정에 제대로 반영함으로써 대통령에 대한 국민 지지도를 일정 수준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에 신설된 사회통합수석을 통해 각계각층의 의견을 대통령에게 직보하는 시스템을 갖춰야겠다.
정치권과의 소통도 긴요하다. 그런 점에서 3선인 정진석 의원을 정무수석에 앉힌 것은 잘된 인사다. 정 내정자는 충청 출신으로 자민련과 국민중심당을 거쳐 한나라당에 들어왔다. 그리고 최근 국회 본회의에 부쳐진 세종시 수정법안에 대해 반대표를 던졌다. 이런 점에 비춰볼 때 민주당과 자유선진당 등 야당은 말할 것도 없고 박근혜 전 대표 진영과도 대화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치권의 도움을 받지 않고는 임기 말 국정을 제대로 끌고 가기 어렵다는 점을 유념했으면 한다. 다만 박인주 사회통합수석이 대통령과 같은 TK(대구 경북), 고려대 출신이어서 기대감이 떨어진다.
대통령실은 또 국가 공조직을 멍들게 하는 비선조직이 발붙이지 못하도록 감시를 강화해야겠다. 선진국민연대의 부적절한 국정 개입과 같은 폐해는 임기 말에 자주 나타난다. 민정수석실의 인선을 공정하게 함으로써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대통령 친인척의 인사·국정 개입을 막는 것도 대통령실이 해야 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