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식집 ‘어도’ 배정철 사장, 불우 환자 돕기 11년째
입력 2010-07-13 19:30
11년 동안 매년 한번도 거르지 않고 이어온 불우 환자 돕기 선행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서울 논현동에서 일식집 ‘어도’를 운영하는 배정철(49) 김선미(44)씨 부부는 13일 서울대병원 함춘후원회를 방문, 언청이 등 얼굴 기형 어린이와 성인 등 불우 환자들을 돕는 데 써 달라며 1억원을 내놨다. 배씨 부부는 1999년 8월 3000만원을 시작으로 올해까지 모두 11차례 8억1500만원을 기부했다. 또 서울대병원과 분당서울대병원이 매년 불우 환자 지원금 마련을 위해 개최하는 자선 바자회에 참여해 매번 1000만원어치 이상의 초밥을 기증하고 있다.
전남 장성 출신인 배씨는 5세 때 부친상을 당하고, 초등학교 5학년 때 상경해 서울고등공민학교(노원구 소재)를 졸업한 게 최종 학력이다. 하지만 요리사로 성공하겠다는 일념으로 국내 굴지의 일식집을 전전하며 실력을 다진 끝에 92년 드디어 독립하는 데 성공했다. 이때부터 1년 365일 쉬지 않고 일해 온 덕에 이제는 누구나 알아주는 일식집 사장이 됐다. 하지만 그는 어린 시절 힘겹게 살아오면서 받은 주위 사람들의 따뜻한 위로와 도움을 또 다른 이웃을 위해 똑같이 베풀기로 했다.
배씨의 이웃 사랑은 일식집 ‘어도’를 인수한 해부터 매달 지역 경로당 등 노인 300여명에게 점심을 대접한 게 출발점이 됐다. 94년부터는 서울 거여동 무지개재활원, 경기도 하남시 실로암 연못의집 등 불우시설 5곳에 매주 쌀 20kg들이 1포씩과 생선 한 상자씩을 부식으로 전달했다.
서울대병원과 인연을 맺게 된 계기는 식당에 손님으로 오던 소아성형외과 김석화 교수로부터 선천성 얼굴 기형 어린이들이 돈이 없어 평생 불구를 안고 살아가는 경우가 많다는 안타까운 이야기를 접하고 3000만원을 후원금으로 낸 것이었다. 이후 배씨는 손님 한 명당 1000∼2000원씩 적립해 모은 성금을 합쳐 매년 적게는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1억원씩 기부하고 있다. 배씨는 “앞으로도 처음 그 마음 변치 않고 주변에서 받은 은혜를 세상과 나누는 일에 힘을 쏟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