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커스] 靑 정책실장 백용호 내정… ‘MB 브레인’ 국정 전면 나서다

입력 2010-07-13 22:52

이명박 대통령이 13일 신임 청와대 정책실장에 백용호(54·사진) 국세청장을 내정했다.

백 내정자가 이명박 정부의 ‘우량주’임이 다시 한번 확인된 것이고, 이 대통령이 청와대를 ‘친위부대’로 꾸려나가겠다는 의도를 명확히 드러냈다는 평가다.

이 대통령 주변에 10년 이상 함께한 참모가 드문데, 백 내정자는 그런 참모 중 한 명이다. 1996년 15대 총선 당시 서울 서대문구에 출마했던 백 내정자는 인접 종로구 후보였던 이 대통령을 만났다. 이 대통령이 서울시장 시절에는 서울시정개발연구원장을 맡았고, 2006년 7월부터는 바른정책연구원(BPI)을 이끌며 대선 공약 개발을 주도했다. 오랜 기간 이 대통령의 정책 브레인 역할을 도맡아 ‘대통령의 경제 과외교사’라는 별칭도 생겼다.

충남 보령 출생인 백 내정자는 전북 익산 남성고, 중앙대 경제학과와 뉴욕주립대 대학원을 거쳐 이화여대 교수로 재직했다. 전공 분야는 금융과 증권이다.

집권 후 이 대통령은 백 내정자를 전천후로 기용했다. 2008년 3월 ‘공정거래법 전문가가 아니다’라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공정거래위원장에 임명했고, 지난해 7월에는 ‘세금 전문가가 아니다’라는 여론을 무시하고 그를 국세청장에 기용했다. 그는 공정거래위원장 시절 출자총액제한제도 완화 등 굵직한 현안을 잡음 없이 다뤘고, 전임 국세청장들의 잇따른 불명예 퇴진으로 혼란에 빠진 국세청을 조용히 추슬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백 내정자는 국세청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책 성공 여부는 갈등을 어떻게 조율, 조정해 나가느냐의 문제”라며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대화하고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이로써 이 대통령은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임태희 대통령실장과 백용호 정책실장을 통해 집권 후반기 국정을 챙기겠다는 구도를 완성했다. 백 내정자는 서울시청 출신으로 ‘S라인’으로 분류되지만 이 대통령 직계라는 평이 지배적이다. 백 내정자는 국제경제보좌관과 정책지원관을 직속으로 두고 경제수석, 사회복지수석, 교육문화수석, 미래전략기획관까지 지휘하게 된다. 사실상 정책 분야의 최고 컨트롤 타워다.

이 대통령은 또 정무수석에 정진석 한나라당 의원, 사회통합수석에 박인주 평생교육진흥원장을 임명하고 대변인에 17대 의원 출신인 김희정 한국인터넷진흥원장을 내정했다.

권재진 민정수석, 김성환 외교안보수석, 최중경 경제수석은 유임 가능성이 높고 홍보수석, 인사기획관, 정책지원관, 미래전략기획관은 주말 전후에 발표될 예정이다. 사회복지수석과 교육문화수석은 유동적이다.

남도영 기자 dy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