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 단체전 올림픽 종목 만들자”

입력 2010-07-13 18:59

개인종목 밖에 없는 태권도 올림픽 종목에 단체전을 추가하려는 노력들이 실업태권도연맹을 중심으로 꾸준히 펼쳐지고 있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부터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태권도는 남녀 각 4체급에 모두 8개의 금메달이 걸려 있다. 다만 개최국을 제외하고는 대륙별 예선을 거쳐 최대 남녀 2체급씩만 출전 가능하다. 종주국 한국의 독식을 막기 위한 장치다.

하지만 태권도는 단조로운 공격 패턴으로 관중들의 흥미를 끌지 못한데다 가라테, 우슈 등 유사 종목의 거센 도전으로 끊임없이 올림픽 정식종목에서 퇴출될 것이란 루머에 시달려야 했다. 단체전 아이디어는 이를 차단하기 위한 태권도인들의 노력에서 비롯됐다.

단체전은 5명이 출전해 개인전을 가진 뒤 종합 승패로 순위를 가리는 방식으로 40∼5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 방식은 개인전을 합친 방식이라 큰 흥미를 끌지 못했다.

실업연맹이 3년 전부터 도입한 5인조 경기는 다소 파격적이다. 각 팀 5명씩 출전하되 우선 1분씩 5명이 개인전을 치른다. 그러나 5분이 지난 뒤에는 각 팀이 무차별로 선수를 교체하며 10분간 경기를 가진다. 숨돌릴 새 없는 공방전이 이어지면서 태권도 특유의 박진감이 넘치는 것은 기존 단체전과 비할 바 아니다. 실업연맹은 프로태권도를 출범시키는 전 단계 작업으로 이 경기 방식을 경기시간 등에 변화를 주면서 다각도로 시험하고 있다.

실업연맹은 3인조 방식도 시험 중이다. 각 팀 3명이 출전하되 주장 선수는 상대 선수 3명과 모두 겨루는 방식이나 특정 선수에 대한 의존도가 크고 5인조 방식에 비해 박진감이 떨어져 5인조가 더 선호된다.

13일 경북영천체육관에서 열린 제1회 국제클럽오픈태권도대회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5인조 경기였다. 이날 영천시청과 단국대가 펼친 5인조 결승전은 막판까지 승부를 알 수 없는 접전 끝에 단국대가 28대 24로 승리, 초대 챔피언이 됐다.

단체전의 올림픽 종목 채택을 장기적 과제로 검토해온 세계태권도연맹(WTF)은 실업연맹의 이 같은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WTF가 이번 대회에 파견한 고의민 감독관은 “실업연맹이 개최하고 있는 단체전은 태권도의 경기적 흥미 요소를 가득 담고 있어 올림픽 정식종목에 포함되도록 WTF에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고 감독관은 “다만 이 경기가 부상 우려도 커 경기시간과 호구 등 일부 보완할 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9일부터 45개국 2500여명의 선수들이 출전한 가운데 영천에서 펼쳐진 이번 대회는 13일 단체전을 비롯해 겨루기 개인전, 격파 등을 마지막으로 5일간의 막을 내렸다.

서완석 부국장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