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열기를 K리그서 다시 한번… 프로축구 ‘월드컵 팬 모시기’ 다양한 행사

입력 2010-07-13 21:28

‘Again 1998, 2002’

2010 남아공월드컵이 스페인의 첫 우승으로 대단원을 장식하면서 남아공발 축구 열기가 K리그로 옮겨 붙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 및 2002년 한·일 월드컵 이후 K리그로 몰린 구름관중을 기억하는 축구팬들은 사상 첫 원정 16강의 위업을 달성한 대표팀에 대한 인기가 K리그 특수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구단들은 이를 위해 다양한 이벤트를 마련 중이다. FC 서울-대구 FC, 부산 아이파크-수원 삼성, 전북 현대-울산 현대, 경남 FC-제주 유나이티드의 포스코컵 8강전 4경기가 벌어지는 14일 서울은 ‘퀸스 데이(Queen's Day)’ 이벤트를 실시한다. 경기장을 찾은 모든 여성관중에게 E석과 N석에 한해 50%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교복을 입은 여 중·고생에게는 무료입장의 기회 등을 제공한다.

같은 날 부산과 수원전이 펼쳐지는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도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을 기념하기 위해 붉은 티셔츠를 입고 오는 관람객에게 특별히 1500원을 할인하는 이벤트를 펼친다.

팀 간 경기 내용 역시 흥미롭다. 특히 태극전사들이 복귀한 팀의 경우 월드컵의 열기를 경기장에서 더욱 고조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미 지난주 대구와의 K리그 복귀전에서 2골을 성공시킨 이동국이 포진한 전북은 포스코컵 4강 진출을 위해 형제가인 울산과 단판 승부를 가린다.

현재 K리그에서 6위를 달리고 있는 전북은 지난 4월 정규리그에서 울산에 1대 2로 진 것을 설욕하겠다는 입장이다. 최강희 전북 감독은 “많은 경기로 인해 부담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지난해 챔피언의 자존심을 세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차범근 감독의 뒤를 이어 수원을 이끌 윤성효 감독의 K리그 데뷔전도 주목할 만하다. 윤 감독은 “포스코컵 8강 결과에 의미를 두기보다는 우리 플레이의 완성도를 높이는 과정이라는 측면에 중점을 두고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반면 황선홍 부산 감독은 “감독을 맡은 후 수원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며 승리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다음달 4일 열리는 K리그 올스타와 FC 바르셀로나와의 친선 경기도 월드컵의 열기를 이어가는 데 한몫할 것으로 전망된다. FC 바르셀로나는 남아공월드컵 결승골을 기록한 안드레스 이니에스타와 카를레스 푸욜 등 스페인 대표팀에 속한 7명의 선수를 포함해 세계적 스타를 보유하고 있는 팀으로 월드컵 우승과 맞물리면서 벌써부터 축구팬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하지만 2006년 독일 월드컵 이후 별다른 관객 증가가 없었고, 1998년 및 2002년 대회와 달리 해외파가 대표팀의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점은 K리그가 월드컵의 인기를 이어가는 데 장애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