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오대원 (8) 1973년 성탄전야 복음들고 첫 전도사역
입력 2010-07-13 17:39
예수전도단의 핵심은 찬양예배, 제자훈련과 선교훈련, 세계 선교다. 그러나 예수전도단 창립 초기엔 하나님을 찬양하고 하나님의 말씀을 공부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그런 우리가 세상으로 나가 전도하게 된 계기가 있다.
1973년 크리스마스 이브였다. 예수님의 탄생을 기뻐하며 의미 있는 성탄전야를 보내고 싶었다. 이날 성령세례를 받지 못한 학생들을 위해 중보기도하기로 했다. 나름대로 멋진 계획이라고 생각했다. 70여명이 모여 뜨겁게 기도했다. 그런데 기도 중 하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너희 모임의 이름이 예수전도단이란 것을 기억하고 있니? 그런데 너희는 1년 중 가장 중요한 이 밤에 왜 증거하러 나가지 않지? 성탄전야에 수많은 젊은이가 모이는 곳으로 나가야지. 지금 당장 명동으로 나가라.”
가슴에서 쿵쾅거리는 북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그래! 맞다. 그동안 하나님을 찬양하고 성령충만을 위해 기도했지만 전도하지 않았다. 이제 복음을 들고 세상으로 나갈 때다. 난 학생들에게 주님의 말씀을 전하며 모두 명동으로 나가자고 말했다.
그때 모였던 70여명 모두 명동으로 나갔다. 성탄전야에 명동은 젊은이들로 가득했다. 우린 두 사람씩 짝을 지어 명동에 있는 다방마다 들어갔다. 마담의 허락을 구해 테이블마다 전도를 했고, 허락하지 않을 때엔 차를 마시며 주위 사람들에게 전도했다. 학생들은 다방에서 아는 친구들을 많이 만났지만 하나님께서 쑥스러움을 없애 주셔서 용감하게 전도했다. 그날 많은 젊은이들이 그리스도를 영접했다.
놀라운 일은 전도를 하고 돌아와 성령세례를 구하기 시작했는데, 그날 전도했던 학생들은 모두 성령세례를 받은 것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당시 학생들은 필사적으로 기도했다. 기독인으로 살아가기 위한 힘이 필요하다는 절대적인 믿음을 가지고 기도했다. “오직 성령이 너희에게 임하시면 너희가 권능을 받고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 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리라”(행 1:8)
예수전도단은 73년 여름 전도학교를 처음 시작했다. 전도학교는 3주 동안 성경을 배우고 10일 동안 전도하러 다니는 방식이었다. 전도는 계획을 세우지 않았다. 지도를 펼쳐들고 어디로 가는지 하나님 음성을 듣고 일치가결해 마음이 일치되는 곳으로 전도하러 떠났다. 당시 외국에서 원조를 받지 않는 원칙을 세웠기에 돈이 없으면 돈이 없는 대로 떠났다. 하나님께서 충분히 다 채워주셨다.
74∼79년 예수전도단은 주로 말씀, 중보기도, 찬양, 전도에 초점을 두고 사역했다. 서울대, 이대, 고대, 연대, 중대, 수도여사대, 경희대, 외대, 숙대 등에서의 캠퍼스 전도 사역도 활발히 이뤄졌다. 캠퍼스 사역은 10명 정도의 전임 간사와 자원자들로 진행됐다. 이 무렵 직장인 전도학교도 열었다. 당시 사람들은 한 달 동안 우리 집에서 먹고 자면서 출근하고 새벽과 밤에 공부했다. 이 모임이 커져 나중에 장소를 경기도 역곡에 있는 새소망소년의 집으로 옮겼다.
예수전도단 선교 초기에 우린 매일 기적을 체험했다. 많은 사람들이 구원을 받았고 치유를 받았으며 악한 영에서 자유함을 얻었다. 너무나 많은 간증거리가 있다. 그러나 우린 하나님의 놀라운 사역의 작은 일부분이라는 것을 깨달으며 겸손해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성령님은 하나님께 순종하는 보통사람들을 통해서 사역하셨다.
정리=이지현 기자 jeeh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