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황폐화 유럽 한국교회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입력 2010-07-13 18:57
교회는 문 닫고 이슬람은 늘고… 현지 사역 3인의 목소리
기독교 강국이었던 영국 독일 프랑스의 영적 상황이 날로 악화되고 있어 재복음화가 절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다. 영국에서는 문 닫은 교회가 카페, 극장, 이슬람사원 등으로 변하고 있다. 장 칼뱅이 태어난 프랑스에서는 최근 들어 복음주의 교회가 성장하고 있지만 기독교 신자가 2%에 불과하고 세계 신학의 요람이었던 독일도 교회의 영향력이 전만 못하다. 반면 이들 나라에서의 무슬림 인구는 증가 추세다.
이에 본보는 영국 독일 프랑스에서 목회하고 있는 송기호(런던목양교회) 성주제(함부르크순복음교회) 김승천(파리 퐁네프교회) 목사로부터 각국의 기독교 및 이슬람 상황, 한국교회에 주는 메시지 등에 대해 들어보았다.
-프랑스 영국 독일에서 이슬람 영향력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데.
△송기호 목사=‘퓨 포럼(Pew Forum)’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09년 10월 전 세계 무슬림 인구는 15억7000만명이고, 그 중 유럽 무슬림은 유럽 인구의 5%인 3800만명에 이른다. 영국 무슬림 인구는 지난 4년 만에 50만명이 증가, 240만명에 달한다. 같은 기간 기독교인은 200만명 이상 감소했다. 2007년 7월 무슬림으로는 처음으로 파키스탄 출신 국회의원 샤히드 말릭이 국제개발차관에 발탁되기도 했다. 머잖아 무슬림 총리가 탄생할 거라는 예상도 나온다.
△김승천 목사=프랑스 무슬림 인구는 500만명을 넘어섰다. 인구의 10%에 달한다. 서부 유럽에서 가장 높다. 마르세유 인구의 25%, 파리 인구의 10%가 무슬림이다. 20년 후 프랑스 인구의 25∼30%가 무슬림이 될 거라는 추정치도 있다.
△성주제 목사=독일 무슬림은 400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4%다. 독일 정부는 지난해 6월 자국 내 무슬림을 430만명으로 발표했다. 여기에는 약 15만명의 독일인 무슬림 개종자도 포함된다.
-유럽의 이슬람세 확장에서 한국교회가 배울 점은 무엇인가.
△성 목사=1998년 ‘무슬림이 독일을 정복한다’는 책이 출간됐다. 이 책은 이슬람을 하나의 정치 종교로 지목하고 세계의 이슬람화를 시도하고 있는 세력으로 묘사하고 있다. 외국인들의 독일 귀화가 독일 무슬림 증가로 이어졌다고 이 책은 증언한다. 한국교회는 ‘기독교의 새로운 세계화’를 추진해야 한다. 기독교인은 삶으로 세상으로부터 인정받아야 한다.
△송 목사=기도가 식고 예배가 사라진 것이 유럽 기독교 쇠락의 발단이었다. 교회에 침투한 물질만능주의는 세상의 쾌락을 더 사랑하게 했다. 한국교회의 강점인 새벽기도 철야기도 등을 강화해야 한다. 거룩한 예배가 실종되면 영적인 힘도 잃고 나라가 어려움에 빠진다.
△김 목사=종교가 아닌 문화라는 이미지로 사회 전 영역으로 침투하는 이슬람의 정체를 바르게 알리는 것도 중요하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지나치게 이슬람에 대해 경직성을 가지면 오히려 부작용만 낳는다는 것이다.
-유럽의 재복음화 가능성은 있는가.
△송 목사=알파코스 등이 새로운 부흥 가능성을 제시해주고 있지만 영국 기독교가 오랫동안 잠자고 있었던 건 아닌지 우려된다. 오순절 교단의 강세가 희망의 불씨가 되고 있는 건 다행이다.
△김 목사=오랫동안 하향평준화를 이뤄 재복음화가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감사하게 최근 복음주의 교회들이 부흥하고 있다. 한인교회를 비롯한 여러 소수민족 교회들도 큰 힘이 될 수 있다.
△성 목사=복음주의자들이 모인 자유교회들이 성장하고 있다. 이들은 세속화된 국가교회와 달리 마르틴 루터의 정신을 계승, 성경대로 살려고 애쓴다. 현재 침례교단과 오순절교단의 교회개척률은 90%에 달한다. 이는 교회개척국의 운영시스템이 완벽하기 때문인데. 전문 개척 담당 목사들의 노력과 방학을 활용한 수백명 청년들의 2∼3년 지속된 전도특공대 활동 등으로 새 신자들이 생겨나고 후임 목사를 선정, 목양을 맡긴다.
-젊은이들의 교회에 대한 반응은 어떠한가.
△김 목사=프랑스 젊은이들은 모든 명절이 교회 절기와 관계돼 있지만 그 의미를 정확하게 알지 못하고 있다. 프랑스 교회는 젊은이들을 위한 사역을 개발해나가야 한다.
△성 목사=슈투트가르트순복음교회는 매주 수천명이 모이는 독일의 대표적인 교회다. 이 교회는 깊이 있는 설교와 전도, 선교지향적인 제자훈련, 뜨거운 찬양과 기도가 있다. 이 교회 모델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젊은이들이 자신의 삶을 전도와 선교를 위해 헌신하기 시작했다.
△송 목사=런던에 젊은이들이 많이 모이는 힐송교회가 있다. 현재 출석 성도가 1만4000명에 달하고 주일예배를 5부로 나눠 드린다. 10년 된 교회인데 이렇게 된 것은 찬양에 있다. 한편 오순절교단의 성장은 매년 22%에 이르는데 성도의 평균 연령은 33세다. 젊은이들을 통한 비전 확산이 가능하다.
-유럽 재복음화 위해 한국교회가 해야 할 일은
△성 목사=한국교회가 독일교회의 흐름을 정확하게 이해주기를 바란다. 유럽 문화에 대해 정통해야 한다. 그럴 때만이 독일교회와 협력 사역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다.
△송 목사=한국교회는 하나님의 큰 은혜를 받았다. 기도의 용사인 한국교회가 유럽을 위해 선교사들을 파송해야 한다. 또 유럽의 한인 디아스포라 교회와 힘을 합쳐야 한다.
△김 목사=전통적인 프랑스 교회의 담임목사로 외국인들이 채워지고 있다. 한인교회에 대해 매우 호의적이다. 이럴 때 한국교회가 좀더 적극성을 띠어야 한다.
파리=진행ㆍ정리 함태경 기자 zhuanji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