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성수기 흥행 몰이 포인트… 한국 영화 ‘스토리’-할리우드 ‘속편 전쟁’
입력 2010-07-13 18:18
영화계의 한 해 농사를 결정짓는 여름철 성수기가 돌아왔다. 이맘때면 물량공세를 앞세운 블록버스터 영화가 앞다퉈 선보이지만 올해는 대작이라고 할 만한 영화는 별로 눈에 띄지 않는다.
◇ 한국영화는 드라마
지난해 한국영화는 120억원의 제작비를 투입하며 한국형 재난블록버스터를 표방한 ‘해운대’가 1140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흐름을 주도했다. 스키점프를 소재로 한 ‘국가대표’도 840만명이 관람해 두 한국영화가 여름 극장가를 장악했다. ‘국가대표’도 제작비가 110억원이었다.
올해는 볼거리보다 이야기를 진하게 담은 영화가 관객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가장 먼저 포문을 여는 영화는 14일 개봉하는 강우석 감독의 ‘이끼’다. 윤태호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이끼’는 강우석 감독의 첫 스릴러 영화이기도 하다. 정재영 박해일 유해진 유준상 유선 등 연기파 배우들의 호연과 치밀한 구성이 손에 땀을 쥐게 한다.
다음달 5일 개봉을 앞둔 ‘아저씨’는 감성액션을 수식어로 내걸었다. 영화는 세상을 등지고 살고 있는 전직 특수요원 태식과 그의 유일한 친구인 옆집 소녀 소미의 이야기를 그린다. 소미가 범죄조직에 납치되면서 태식이 소미를 구출하기 위해 나서고 태식의 비밀스런 과거도 하나씩 드러나게 된다. 태식 역을 맡은 원빈은 최근 제작보고회에서 “가족이 아닌 옆집 소녀를 위해 자기 목숨을 내던질 정도로, 한 남자가 아이를 지키려는 사랑이 가장 마음에 와 닿았다”고 말했다.
8월 개봉 예정인 영화 ‘악마를 보았다’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의 김지운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영화 ‘G.I 조’, 드라마 ‘아이리스’ 등 국내와 해외를 넘나들고 있는 한류스타 이병헌과 최민식이 뭉쳤다. ‘악마를 보았다’는 복수에 관한 이야기다. 국정원 경호요원 수현(이병헌)은 약혼녀 주연을 연쇄살인마에게 잃는다. 범인 장경철(최민식)을 찾아낸 수현은 그를 죽지 않을 만큼만 고통을 가하고 놓아주기를 반복하며 복수를 한다. 하지만 경철도 이내 반격을 시작한다. “원초적인 남성성을 뿜어내는 최민식과 섬세한 표현력의 이병헌, 서로 다른 두 사람의 연기대결이 볼만하다”는 김지운 감독의 말처럼 영화는 두 배우의 연기에 방점을 찍는다.
◇할리우드는 속편 전쟁
할리우드 영화는 올해 유난히 속편이 많다. 지난 7일 개봉한 ‘트와일라잇’ 세 번째 시리즈인 ‘이클립스’는 개봉 첫날에만 16만명 이상의 관객을 모으며 시리즈를 통틀어 가장 좋은 흥행 성적을 거두고 있다. 벨라와 에드워드 그리고 제이콥의 삼각관계가 뚜렷해지고 전투 장면의 스케일도 커져 원작 팬의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마지막 편인 ‘브레이킹 던’은 두 편으로 나뉘어 개봉될 예정이다.
다음달 12일 개봉하는 ‘프레데터스’는 1987년 아놀드 슈왈제네거가 출연한 ‘프레데터’의 맥을 잇는 영화다. 이전 프레데터보다 더 강해진 슈퍼 프레데터가 등장하고 그들을 돕는 프레데터 하운드독, 팔콘 등 새로운 캐릭터도 등장한다. ‘킹콩’ ‘블룸 형제 사기단’으로 친숙한 애드리안 브로디와 ‘매트릭스’ 시리즈의 로렌스 피쉬번이 출연한다.
폐쇄된 동굴에서 괴물과의 사투를 그렸던 ‘디센트’의 속편도 같은 날 개봉된다. ‘디센트:파트2’는 1편에서 1주일 후 이야기를 다룬다. 기억상실증에 걸린 유일한 생존자 사라는 현지 경찰의 강압에 못 이겨 구조대원 5명과 함께 다시 동굴로 내려간다. 동굴로 내려갈수록 기억을 회복하는 사라는 끔찍한 공포가 다가올 것을 예감한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