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을 수 없는 인터넷 뉴스의 가벼움… 대학생들 “나 신문·잡지로 돌아갈래!”

입력 2010-07-12 22:01


최근 대학가에 인쇄매체에 대한 관심이 되살아나면서 대학생이 직접 제작한 신문과 잡지 창간이 잇따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일부 무책임한 온라인 매체가 쏟아내는 근거 없는 정보 홍수에 대한 반발로 분석했다.

◇대학가, 잇단 인쇄매체 창간=지난 5월 25일 서울대 기록관리학 석사과정에 재학 중인 김지산(26)씨는 대학생의 일상을 소개하는 잡지 ‘서울대학교 포트레이츠’ 창간호를 배포했다. 김씨는 “요즘은 독자들이 인터넷에 올려진 정보를 가볍게 느끼는 경향이 있다”며 “활자가 전해주는 무게감 때문에 인쇄매체를 택했다”고 말했다. 2호 제작을 준비 중인 포트레이츠는 학교의 지원 없이 광고수익으로 운영비를 충당한다.

경희대 예술디자인학과 학생 7명도 지난달 17일 패션·디자인 잡지 ‘노네임(No-Name)’을 창간했다. 편집인 김예림(21·여)씨는 “잡지는 사진이나 디자인이 많은데 온라인에 담기에는 컴퓨터 화면의 표현력이 부족하다”며 “인쇄매체로 전달됐을 때 독자들이 더 친근하게 받아들이고 소장가치도 높다”고 말했다.

연세대의 ‘연세通(통)’, 고려대의 ‘스포츠KU’도 학생들의 관심 속에 창간되는 등 대학가에는 꾸준히 신간호가 나오고 있다. 연세대에서는 올 하반기 학생이 만드는 스포츠 월간지 ‘스포츠 연세’가 나온다. 연세통 편집장 이주영(26·여)씨는 “발행인이 학교가 아닌 학생이기 때문에 편집권이 완벽하게 독립돼 자유로운 취재가 가능하다”며 “인쇄매체가 학생에게 신뢰감을 줘 성취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과거로의 회귀 아닌 새로운 경향”=전문가들은 대학가의 인쇄매체 창간 붐은 최근 인터넷 공간이 대중에게 신뢰를 잃고 있는 데 대한 반작용이라고 분석했다. 고려대 윤태원 교수는 “최근 2∼3년 사이 인쇄매체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며 “인터넷에 넘쳐나는 무책임한 정보에 사람들이 지쳤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대중의 취향 자체가 다양해지고 소규모화 되는 것도 원인이다. 경희사이버대 심보선 교수는 “대중이 대량으로 소비되는 대중문화보다 취미 중심의 문화에 더 큰 관심을 갖게 됐다”며 “사람들이 자신의 관심사에 맞게 네트워크화하고 소통하는 경향이 뚜렷하다”고 말했다.

연세대 김호기 교수는 “최근 제한된 독자를 대상으로 특화된 주제나 목적을 전달하는 잡지가 늘었다”며 “인쇄매체가 성행했던 과거로의 회귀가 아니라 신세대가 새로운 소통 방식을 찾아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웅빈 최승욱 기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