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식 잣대로 본 신용등급… 中 10위·美 13위·韓 14위

입력 2010-07-12 21:31


중국의 신용평가기관이 미국 신용등급을 중국보다 3단계 낮은 세계 13위로 평가했다.

중국 최초의 신용평가기관 다궁궈지(大公國際)신용평가사는 12일 ‘다궁 2010년 50개국 신용평가 보고’를 통해 미국을 포함한 50개국의 신용등급을 발표했다. 이들 50개국은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90%를 점유하는 주요국이다.

다궁궈지가 발표한 신용등급에 따르면 중국은 위안화채권 신용등급이 AA+, 외화채권 신용등급이 AAA로 전 세계에서 10위를 기록했다. 반면 미국은 달러채권이 AA, 외화채권이 AA로 13위를 차지했다.

다궁궈지 관젠중(關建中) 사장은 “신용등급 평가기준은 국가의 관리능력, 금융·재정·외환 능력 등을 감안한 것”이라며 “국가의 종합적인 능력과 정부의 재정능력이 국가신용등급 평가에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다궁궈지의 신용평가에서는 정치안정과 경제성장이 우수한 신흥개발국가들에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부여했다. 반면 경제발전이 더디고 채무부담이 높은 선진국들에는 낮은 점수를 매긴 점이 무디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피치 등 세계 3대 신용평가기관의 평가와 다르다.

종합신용도에서 1위를 차지한 나라는 본국 화폐와 외화채권 등급에서 모두 AAA를 받은 노르웨이였다. 이어 덴마크, 룩셈부르크, 스위스, 싱가포르,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 네덜란드 등 순이었다. 한국은 원화채권과 외화채권에서 모두 AA- 등급을 받아 종합신용도 14위로 일본보다 한 계단 앞섰다.

독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 선진국들도 신용등급 종합순위에서 각각 11위, 16위, 17위, 28위를 차지하는 데 그쳤다.

중국 신용평가기관의 이 같은 평가는 서방 선진국의 일방적인 신용평가에 대한 불만과 함께 국제신용등급 체계의 개혁을 촉구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신용등급평가와 국가금융안전과제팀 우훙(吳紅) 팀장은 “현재의 불공정한 국가신용등급 평가체계를 저지하고, 중국이 국제적인 평가권리를 얻는 데 좋은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자평했다.

베이징=오종석 특파원 js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