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참의원 선거 참패 민주당 어디로… 사면초가 간 총리 ‘마이웨이’ 가능할까

입력 2010-07-12 21:35


간 나오토(菅直人) 총리는 12일 새벽 도쿄 기오이초(紀尾井町) 호텔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국민들 앞에 고개를 숙였다. 기자회견은 전날 실시된 참의원(상원) 선거 결과 발표 직후 열렸다.

민주당은 참의원 전체 242석의 절반인 121석을 교체한 이번 선거에서 44석을 얻어 참패했다. 단독 과반 의석(112석) 확보에 필요한 60석을 얻기는커녕 현상 유지에도 실패했다. 자민당은 51석, 다함께당은 10석, 공명당은 6석 등을 얻었다.

마이니치신문은 “민주당이 소비세 문제에 발목이 잡혔다”면서 “간 총리가 막다른 골목에 다다랐다”고 보도했다.

◇산적한 과제들 어찌하나=민주당의 패배로 소비세 인상 논의는 사실상 물 건너갔다. 간 총리는 현재 5%인 소비세를 2, 3년 안에 10%로 올려 재정건전화를 이뤄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여론의 공격만 받았다. 간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선거 결과와 상관없이 재정건전화 등의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언급했지만 뜻대로 될지는 미지수다.

참의원 과반을 확보하기 위한 연립 파트너도 찾아야 한다. 당장 가을 임시국회부터 핵심 정책을 추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연립연정인 민주당과 국민신당의 109석에 여당계 무소속 1석을 더해도 110석에 불과하다.

후텐마(普天間) 기지 이전 문제 해결도 쉽지 않아 보인다. 간 내각은 지난 5월 후텐마 기지를 오키나와(沖繩) 내 나고(名護)시 헤노코(邊野古)의 미군 캠프슈워브 연안부로 이전하기로 하고 이전지와 공법은 8월 말까지 결정하기로 미국과 합의했지만 오키나와 주민들의 거센 저항을 받고 있다.

◇오자와와 자민당의 회생?=간 총리는 일단 사임을 거부했다. 그러나 간 총리에 대한 책임론이 제기되면서 9월 당 대표 선거를 노리고 있는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전 간사장 그룹의 대대적인 공세가 예상된다. 마이니치는 오자와 그룹이 당정 개편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센고쿠 요시토(仙谷由人) 관방장관과 함께 간 정권의 핵심인물인 에다노 유키오(枝野幸男) 간사장이 1차 타깃이다. 에다노가 책임론에 밀려 사퇴할 경우 오자와 세력의 인물이 등용될 가능성이 크다. 오자와 측도 악재는 있다. 당 대표 선거에 내세울 만한 후보가 없고, ‘돈 정치’ 스캔들 관련 검찰의 재수사가 남아 있다. TBS는 간 총리 측이 패배 요인을 오자와 쪽으로 돌리며 반격에 나섰다고 분석했다. ‘선거의 귀재’로 불리는 오자와는 2인 지역구에 복수 후보를 공천하자는 전략을 내세웠다. 하지만 2인 지역구 12곳 중 단 2곳을 제외하곤 모두 낙선했다.

자민당을 비롯한 야당들은 민주당과의 연합 가능성이 ‘없다’고 일축했다. 협력보다 대결 구도를 이어가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중의원 선거에서 참패했던 자민당은 이번 선거에서 기사회생했다. 자민당은 야권의 힘을 결집해 민주당 독주 견제와 조기 중의원 해산 방침을 밝혔다. 간 총리가 참의원 선거로 국민의 신임을 묻겠다고 한 만큼 국민의 뜻을 받들어 당장 중의원을 해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