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문화재 35명 한자리서 예능 보여준다… ‘2010 여름, 천공(天工)을 만나다’

입력 2010-07-12 18:55

인간문화재 35명이 보유한 기능과 예능을 한꺼번에 선보이는 시연 행사가 열린다.

한국문화재보호재단(이사장 김홍렬)은 중요무형문화재 보유자 35명의 기능·예능 합동공개행사 ‘2010 여름, 천공(天工)을 만나다’를 14∼26일 서울 관훈동 인사아트센터에서 개최한다.

중요무형문화재 보유자들과 제자들이 1년에 한 차례 자신들의 기능과 예능을 일반에 선보이는 합동 공개행사는 2008년부터 진행돼 왔지만 소수 보유자만 참여했던 이전 행사와 달리 기·예능 분야 26개 종목을 망라해 35명이 한자리에 모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2일 서울 충무로 한국의집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는 갓일(중요무형문화재 4호) 보유자 박창영 정춘모, 매듭장(22호) 김희진, 조각장(35호) 김철주, 악기장(42호) 고흥곤, 궁시장(47호) 박호준, 두석장(64호) 박문열, 석장(120호) 이재순씨 등 11명의 인간문화재가 참석했다.

한국 전통의 가죽신을 만드는 화혜장(116호) 보유자 황해봉씨는 “우리 신발이 신기에도 편하고 무늬도 예쁘다”면서 “외국 유명 브랜드만 찾지 말고 일단 한번 신어볼 것을 권한다”고 강조했다. 또 쇠뿔을 이용해 공예품을 제작하는 화각장(109호) 보유자 이재만씨는 “전통을 잇는 후계자가 없어 명맥이 끊길 위기”라며 “요즘 사람들은 우리 것의 소중함을 잘 모르는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김홍렬 이사장은 “일제강점기와 여러 동란을 거친 가운데서도 우리 전통문화가 사라지지 않고 면면히 이어온 것은 인간문화재 선생님들의 정열과 땀, 예지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이번 행사를 통해 무형문화재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커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행사는 무형문화재 35명의 작품 전시와 함께 관람객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직접 시연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시연은 행사기간 중 휴일 없이 매일 오전 10∼12시와 오후 2∼4시에 6∼7개 종목별로 펼쳐진다. 특히 올해 새로 기능 보유자로 인정된 소목장(55호) 박명배, 옹기장(96호) 김일만 정윤석씨 등의 시연도 볼 수 있다. 무료 관람.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