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팔공산 불교테마공원 조성사업 재검토”
입력 2010-07-12 18:29
대구 팔공산 불교테마공원 사업이 대폭 재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대구시가 동화사 부근에 건립하려던 불교테마공원은 그동안 지역 기독교계의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켰으며, 정부의 편향적인 종교예산 정책을 이슈화하는 계기가 됐다. 하지만 지역 교계는 이번 결정과 상관없이 템플스테이 등 정부의 종교예산 편향 문제를 꾸준히 지적하겠다는 입장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12일 본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대구시장이 부정적 의견을 내놓은 마당에 (사업 추진이) 상당히 어렵지 않겠느냐”면서 “현재 기획재정부에서 심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대구시는 시의회에 불교테마공원 사업을 불로동 고분공원 정비 사업으로 대체하겠다는 계획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국비와 시비 등 총 195억원이 투입되는 선체험관·선수련원 건립, 대장경 천년 세계문화 축전은 그대로 추진하기로 했다. 이번에 백지화될 것으로 보이는 사업은 역사문화공원(618억원 투입) 조성 사업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대구시가 (관광 상품으로) 보여줄 게 너무 없는 상황에서 답답한 나머지 이 사업에 접근한 것이지 불교계와 교감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며 “나머지 사업은 이미 사업비가 교부된 상황이기 때문에 재조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또 “(종교 관련 예산 편성에서) 문제점이 전혀 없다고는 볼 수 없다”며 “대구시만 문제 삼을 것이 아니라 정부가 지원하는 종교예산을 총망라해 하나씩 정돈해 나가는 게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불교테마공원 조성 방지를 위한 대책위원장 이상민(서문교회) 목사는 “대구시의 결정을 놓고 의논해 보겠지만 템플스테이만큼은 앞으로도 안 된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며 “다음달 18일 대구실내체육관에서 정부의 특정 종교 편향적 정책을 지적하는 기도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구시가 동화사에 건립하려는 선체험관은 통일대불 지하(1만5347㎡)에 건립되는 불교 전시관으로, 운영 주체인 사찰은 한국 불교의 대중화와 세계화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 9664㎡ 규모로 신축되는 선수련원에선 새벽예불과 108배, 발우공양(식사) 등 불교 문화를 체험하는 프로그램이 진행될 예정이다. 대장경 천년 세계문화 축전 사업엔 대장경 복원 사업과 팔관회, 승시(僧市·사찰 내 장터) 재연 등이 포함돼 있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