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월드컵] 또 우승 문턱에서… 눈물 젖은 네덜란드
입력 2010-07-12 18:09
‘오라녜(Oranje)의 세 번째 트라우마’
네덜란드 일간 데 텔레그라프는 12일(한국시간)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 2010 남아공월드컵 스페인과의 결승전이 끝난 후 자국의 세 번째 월드컵 우승 실패를 이렇게 표현했다.
네덜란드는 이번 패배로 1974년 서독 월드컵과 1978년 아르헨티나 월드컵에 이어 세 번째 월드컵 우승 도전에 실패했다. 서독 대회에서는 개최국 서독에 선제골을 넣고도 1대 2로 역전패했고 아르헨티나 대회에서는 역시 개최국 아르헨티나에 연장 접전 끝에 1대 3으로 패했다.
1970년대 요한 크루이프를 중심으로 한 ‘토탈사커’로 세계 축구의 흐름을 바꾸며 강자로 군림했던 네덜란드는 ‘한골을 먹으면 두골을 넣는’ 화려한 공격 축구로 세계 축구팬의 사랑을 받았지만 유독 월드컵 우승과는 인연이 없었다.
특히 이번 대회에서는 2008년부터 대표팀을 맡은 베르트 판 마르베이크 감독이 “화려하지 않더라도 이기는 축구를 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오렌지군단의 변화를 주도해 주목을 받았다.
감독의 의도에 따라 실제 성적도 좋았다. 네덜란드는 이번 월드컵 들어 준결승까지 지역 예선 8승과 본선 6승을 포함해 14전 전승을 기록하며 지역 예선 및 본선 전승 우승의 욕심을 낼 정도로 경기를 주도했다. 예선 및 본선 전승 우승은 1970년 멕시코 월드컵에서 브라질을 제외하고는 40년 간 없었다.
베르트 판 마르베이크 감독은 결승전 후 “스페인이 많은 찬스를 만들긴 했지만 우리에게도 아르연 로번에게 두 번의 찬스가 있었다. 그 골이 들어갔다면 우리가 승리했을지 모른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심판에 대한 불만도 터져 나왔다. 네덜란드 선수들은 안드레스 이니에스타의 결승골 장면을 오프사이드라고 항의한 것을 비롯해 한차례 경고를 받았던 카를레스 푸욜의 반칙이 옐로카드로 이어지지 않았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하지만 경기 후 나타난 객관적인 데이터에서 스페인에 밀려 전력의 열세를 드러냈다. 볼 점유율에서 44%대 56%로 스페인에 뒤진 것을 비롯 실제 경기 시간(Actual Playing Time)도 36분 대 48분으로 스페인에 밀렸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