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형제들’ 뜨고 ‘런닝맨’ 달린다… KBS2 ‘1박2일’ 시청률 하락

입력 2010-07-13 08:39


KBS 2TV ‘1박2일’(해피선데이·오후 5시20분)이 주춤하면서 같은 시간대에 방송되는 일요일 예능 프로그램 판도에 변화 조짐이 보이고 있다. 왕좌를 지키고 있는 ‘1박2일’이 출연자의 사고와 파업 여파로 흔들리는 사이,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일밤)’가 메인 코너 ‘뜨거운 형제들’을 앞세워 시청률을 끌어 올리고 있다. SBS ‘일요일이 좋다’도 유재석을 내세운 ‘런닝맨’를 선보이며 1위 탈환을 노리고 있다.

12일 시청률 조사기관 AGB닐슨 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아직까지는 ‘1박2일’이 선두다. 하지만 시청률은 지난 6월 6일 24%에서 지난 11일 18.4%로 하향세다. 반면 두 달 전만해도 3∼4%의 시청률을 보이던 ‘일밤’은 지난달부터 회복세를 보이더니 지난 11일에는 8.7%로 두자릿수 시청률을 넘보고 있다. SBS ‘일요일이 좋다’도 지난 11일 선보인 ‘런닝맨’이 10.7%를 기록하며 순조로운 출발을 했다.

‘1박2일’의 위기는 심화되고 있다. KBS 새 노조의 파업으로 제작 차질이 빚어지면서 지난 4일 방송이 하이라이트로 대체된 데 이어, 11일 방송도 외부인력이 편집해 완성도가 떨어졌다는 지적이다. 시청자 게시판에는 조악한 편집과 지루한 내용을 지적하는 의견이 부쩍 늘었다. 또 김C가 하차하면서 캐릭터 균형감이 떨어진 가운데, MC몽의 ‘병역 비리’ 의혹까지 불거졌다.

정덕현 문화평론가는 “김C가 빠지면서 프로그램의 무게감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이수근의 개인기나 상황극에 의존하면서 진중한 재미를 놓치고 있다.

이승기, 김종민 등의 캐릭터도 신선도가 떨어지는데다 MC몽의 신상 문제까지 겹쳐 프로그램 전체의 신뢰도가 낮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1박2일’의 위기를 틈타 ‘런닝맨’과 ‘뜨거운 형제들’이 새로운 팬층을 형성하며 치고 올라갈 기세다. ‘뜨거운 형제들’은 김구라 탁재훈 박명수 등 베테랑 예능인들의 노련미와 이기광 싸이먼디 등 초보 예능인의 신선함이 어우러지면서 흡인력을 발휘하고 있다.

‘런닝맨’은 국민MC 유재석 프리미엄에 기대를 걸고 있다. 여기에 게임 버라이어티로 유재석과 호흡을 맞춰온 하하 김종국이 가세하고, 개리 이광수 등 예능 초보 멤버들을 투입해 톡톡 튀는 웃음을 선사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들 프로그램이 ‘1박2일’을 넘어서려면 좀더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교석 문화평론가는 ‘뜨거운 형제들’에 대해 “처음 인기를 모은 ‘아바타 소개팅’에 너무 매몰돼 있다. 포맷의 다양화를 꾀해 시청층을 넓혀야 두 자릿수 시청률로 치고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런닝맨’에 대해서는 벌칙과 몸개그 위주로 진행되는 ‘게임 버라이어티’의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선희 기자 su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