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서 자살시도 많은데 대책은 글쎄?… CCTV 등 설치에 예산타령
입력 2010-07-12 22:21
올해 상반기에 한강에서 자살을 시도한 사람이 232명으로 하루 평균 1.3명꼴로 집계됐다. 그러나 한강 다리에 CCTV와 투신방지 난간을 설치하는 등의 자살방지 대책은 예산 문제로 지지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 들어 6월 말까지 한강 다리에서 목숨을 끊으려 투신한 사람은 166명, 한강변에서 물에 뛰어드는 등의 방법으로 자살을 기도한 사람이 66명이다. 이 가운데 47명이 사망했다.
하지만 자살 방지 대책은 제자리 걸음을 걷고 있다. 서울시 소방재난본부는 지난해 9월 한강에서 자살을 줄이기 위해 130억원을 들여 올해 말까지 주요 교량에 안전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사업은 아직껏 검토 단계에 머물고 있다. 이 계획에 따르면 8개 교량에 밤에도 감시할 수 있는 CCTV 카메라를 설치하고, 투신하기 어렵게 2m 높이 투신방지 난간을 세우게 돼 있다.
투신자 구조를 위해 출동하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 위해 영등포·광진지구에서 운영하는 수난구조대를 반포대교 인근에 신설하려던 계획도 보류됐다.
올해 초 서울시 투자심의에서 비용 대비 효과가 미미하고 다리에 난간을 설치했을 때 미관을 해친다는 등의 이유로 재검토 판정이 났기 때문이다. 시 관계자는 “한강르네상스 사업으로 한강을 찾는 시민이 늘어나고 있지만 안전 대책은 그만큼 쫓아가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일송 기자 il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