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쇼핑몰 ‘남성 고객 시대’… 여성보다 1.8배 정도 많아

입력 2010-07-12 18:27


IT 기기에 관심이 많은 직장인 한모(33)씨는 주로 인터넷에서 쇼핑을 한다. 한씨는 인터넷으로 새로 나온 상품을 수시로 확인하고 각종 사이트를 뒤져 꼼꼼하게 가격을 비교한 뒤 구매한다. 한씨는 “여자친구와 함께 가끔 백화점에 가기도 하지만 가격이나 분위기가 부담스럽다”며 “앉아서 편하게 쇼핑할 수 있는 데다 국내에서 찾기 힘든 상품도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어 인터넷 쇼핑몰을 애용한다”고 말했다.

인터넷 쇼핑몰은 한씨처럼 남성들이 주로 찾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올해 상반기 인터넷 쇼핑몰을 찾은 남성 방문객이 64.0%로 여성(36.0%)보다 1.8배가량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12일 밝혔다.

이는 대한상의가 인터넷 조사업체 랭키닷컴과 함께 1만2000여개 인터넷 쇼핑몰 방문자를 조사·분석한 결과다.

자동차, 컴퓨터, 가전제품 등과 관련한 인터넷 쇼핑몰 남성 방문객은 75∼80%로 여성을 압도했다. 남성들은 가격 비교, 경매, 스포츠용품 사이트도 자주 찾는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4년간 남성의 품목별 인터넷 쇼핑몰 이용빈도를 보면 명품코너 이용빈도 증가율이 131.0%로 2006년 상반기보다 2배 이상 늘었다. 화장품·미용(73.6%), 의류·패션잡화(71.8%) 이용빈도 증가율도 높은 편이다. 이는 최근 외모에 관심을 갖는 남성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를 반영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남성 방문객은 여성보다 사이트 체류 시간도 길었다. 올해 상반기 주요 12개 인터넷 쇼핑몰 기준으로 사이트 체류시간은 남성이 28분1초이고, 여성은 27분50초였다.

연령별로는 30대가 인터넷 쇼핑몰을 가장 많이 찾는 것으로 분석됐다. 올해 상반기 30대 방문객은 42.6%로 2006년 상반기 31.9%보다 10.7% 포인트 증가했다.

반면 20대 방문객은 2006년 상반기 32.2%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으나 올 상반기 28.9%로 줄었다. 40대 방문객은 2006년 상반기 14.4%에서 올 상반기 18.4%로, 50대 이상은 4.8%에서 6.6%로 증가했다. 반면 10대 이하는 16.7%에서 3.5%로 크게 줄었다. 인터넷 쇼핑몰 이용자가 높은 연령층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쇼핑 시간이 적게 들고 주변 시선을 의식할 필요가 없는 인터넷 공간에서 남성들이 적극적으로 쇼핑을 즐기고 있다”며 “남성의 외모나 패션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진 것도 남성이 인터넷 쇼핑을 많이 하는 이유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