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 지진 6개월… “어린 꿈부터 키워라” 유치원·학교 재건 박차

입력 2010-07-12 18:12


12일로 아이티 지진 참사 6개월이 지났다. 규모 7.0의 지진이 수도 포르토프랭스를 중심으로 아이티 곳곳을 강타하면서 30만명이 목숨을 잃고 150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한국교회는 절망의 아이티에 유례없는 사랑을 쏟아부었다. 교회와 기독교 비정부기구(NGO)들을 포함해 200억원 가까이 성금을 마련했고 아이티 중장기 복구를 위해 활발한 구호 사역을 전개하고 있다. 아이티는 과연 얼마나 변했을까.

◇삶의 터전 회복 바라는 난민들=현지에서 활동 중인 한국교회희망봉사단(대표 김삼환 목사) 이인수 사무국장은 11일 전화통화에서 “거리에 쌓여 있던 잔해 등은 많이 제거됐지만 무너진 대형 건물은 손도 대지 못하고 있다”며 “많은 난민들은 마땅한 집을 구하지 못한 채 천막 속에서 지내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11일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난민들은 포르토프랭스를 중심으로 1340곳에 마련된 텐트촌에서 생활하고 있다. 150만 난민 중 2만8000여명만이 새로운 주택으로 이사를 했을 뿐 여전히 구호단체가 지급한 임시 텐트에서 생활하거나 무너진 건물 잔해 밑에서 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아직 100만명이 자신이 살던 곳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고 10일 전했다. 6월부터 시작된 3개월간의 우기는 난민들을 위협하는 복병이다. 쏟아지는 폭우와 언제 닥칠지 모르는 허리케인은 천막생활을 힘겹게 한다.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 소속 서준석 아이티 선교사는 “난민촌을 방문할 때마다 이재민들은 언제 우리가 여기서 나갈 수 있느냐고 묻는다”며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현실에 절망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중장기 계획 속에 차분히 활동=이런 가운데 한국교회와 기독 NGO들은 재건에 땀을 흘리고 있다. 중장기 안목 속에서 복구와 재건, 교육, 의료 사업 등에 힘을 쏟고 있다. 예장 합동 측 NGO 해피나우(이사장 김성길 목사)는 오는 21일 포르토프랭스 타바시 지역에서 ‘비전센터’를 기공한다. 비전센터는 직업학교와 교회, 의료센터 등이 포함된다. 예장 통합도 이날 아이티복음교회 총회와 교회재건 문제를 논의한다. 파손된 교회 복구를 위해 단계별로 30만 달러(3억원)를 지원한다. 한국교회희망봉사단도 포르토프랭스 인근 지역에서 교회 복구 사업을 진행 중이다. 총 70개 교회를 선정하고 현재 10여개 교회에서 공사를 하고 있다.

기독 NGO들도 전문 영역별로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기아대책(정정섭 회장)은 우기가 끝나는 대로 포르토프랭스 인근 부지에 유치원과 학교, 교회, 클리닉을 겸한 ‘복합교육센터’를 건립한다. 월드비전(박종삼 회장)은 난민들을 위한 식수 및 위생, 기초 생계지원에 힘쓰고 있다. 향후 4년간 학교 건축을 포함한 교육 사업도 고려 중이다. 굿피플(양오현 회장)은 보건의료사업과 아동교육사업에 5년간 올인한다(표 참조).

단체 간 협력도 활발하다. 3주 전 현지 활동 중인 국내 NGO들이 ‘한국NGO단체협의회’를 구성, 정보 공유를 통한 효율성을 추구하는 재건사업을 결의했다. 15일에는 ‘한국아이티선교사회’(가칭)를 결성, 아이티 구호와 선교에 매진한다. 지진 발생 이전까지 아이티에는 백삼숙 목사가 장기 선교사로서는 유일했으나 지금은 기감과 기아대책, 캐나다 등지에서 선교사들이 속속 입국하면서 10여명으로 증가했다. 이들은 복구 지원과 함께 영혼의 양식도 전한다.

한국교회아이티연합 의장 손인웅 목사는 “한국교회와 NGO들이 긴밀히 협력하면서 복구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한국교회의 엄청난 지원을 값지게 사용하기 위해 각 단체들마다 서두르지 않고 노력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