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국도 목사, 당선증 받아-13일엔 또 다른 선거
입력 2010-07-12 16:57
[미션라이프] 김국도 임마누엘교회 목사가 기독교대한감리회 감독회장 당선증을 받았다. 김 목사는 혼란 속에 치러진 2008년 9월 25일 선거 때도 장동주 당시 선거관리위원장에게 당선증을 수령했었다. 1년 10개월 간의 공회전 끝에 두 번째로 당선증을 거머쥐게 된 것이다. 그러나 또 다른 감독회장 선거가 진행 중인 현재로서는 ‘미완의 당선증’이다.
12일 서울 태평로1가 감리회관 앞 광장에서 ‘6·3 총회’ 측이 주관하는 감독회장 당선증 수여식이 열렸다. 감리회 본부가 입주한 건물 16층은 지난달 7일부터 폐쇄된 상태다. 광장에 임시로 마련된 무대 뒤로는 ‘경축, 감독회장 당선증 수여식’이란 현수막이 걸렸다.
박상혁 선관위원장이 “12일 시행한 선거에서 김국도 목사가 당선됐다”고 선언한 뒤 김 목사에게 당선증을 수여했다. 녹색 양복에 연두색 넥타이 차림의 김 목사는 개선장군같이 활짝 웃으며 당선증을 펼쳐보였다. 김 목사는 “하나님의 계획과 진행과 역사하심에 감사한다”며 당선 인사를 시작했다.
그는 “당당히 재선거에 임하려 했으나 (본부가 조직한) 재선거관리위원회는 총회 인준을 받지 않은데다, ‘저쪽이’ 나를 배제하고 선거를 치르려했기 때문에 출마하지 못했다”며 “총회 측 선거에서도 다른 후보들과 경합하길 바랐지만 후보자가 없어 이렇게 투표 없이 당선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남북전쟁 당시 에이브러햄 링컨이 “하나님이 우리 편이 되기를 기도하기보다는 우리가 하나님 편이 되도록 기도하자”고 했던 말을 인용하면서 “저쪽도 하나님이 편이라고 생각하고 우리도 하나님이 편이라고 생각하지만, 이제 우리 모두 하나님 편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목사는 “비천한 종, 썩은 밀알이 되겠다”며 “성령의 역사가 교회마다 부글부글 끓어오르도록 하자”고 말했다. 또 “감리교 본부는 밥그릇을 지키려고 애쓰는 월급쟁이들과 같은 집단이 되서는 안 된다”며 총회 측과 대립하는 본부를 공격하기도 했다.
김 목사는 끝으로 “하나님의 지고하신 영광을 위하여!” “국가에 쓰임받기 위하여!” “교회의 능력을 제고하기 위하여!”를 외쳤고, 참석자들은 “위하여!”를 제창했다. 인사를 마친 김 목사를 향해 참석자들은 “김국도, 김국도”를 연호했다. 총회 측 인사들은 수여식이 끝난 직후 임마누엘교회에 모여 향후 대책 등을 논의했다.
13일에는 재선거 측이 주관하는 감독회장 선거가 실시된다. 정상적으로 치러지면 또 한 명의 감독회장이 나오는 셈이다. 총회 측은 이 선거를 저지하겠다고 공언한 상태라 양쪽 간 충돌 가능성도 제기된다. 12일 감리교 선거권자들에게는 각각 ‘선거 불참’과 ‘선거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총회 측과 재선거 측이 발송한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들이 이어졌다.
국민일보 미션라이프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