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두언, 남경필 꺾고 단일 후보로
입력 2010-07-11 22:00
한나라당 전당대회 경선에 출마한 남경필-정두언 후보 간 후보 단일화 여론조사 결과, 단일후보로 정두언 의원이 결정됐다.
두 후보는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 후보가 단일후보로 선출됐다고 발표했다. 정 후보는 “당 대표가 되면 고리타분하고 기득권 정치에 찌든 한나라당을 잠에서 깨어나게 하겠다”면서 “남 후보가 단일후보가 되지 않은 게 가슴 아프고 미안하게 생각한다. 그의 뜻을 받아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남 후보는 “당원 동지 여러분과 국민 여러분 모두 정 후보에게 힘을 모아서 한나라당을 바꿀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당부했다.
두 후보가 여론조사에 따른 단일화를 성사시킴에 따라 파급 효과가 어느 정도일지 관심사로 떠올랐다. 단일화 효과가 부각돼 당 쇄신 및 세대교체론이 떠오른다면 현재의 전대 구도는 뒤흔들릴 가능성이 높다. 단일후보가 대의원 표를 응집시킬 경우 현재의 ‘안상수-홍준표 양강’ 판세를 흔들 수 있다는 얘기다. 정 후보가 남 후보의 출신지인 경기지역 표와 중립 성향 대의원 표를 확보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단일화 효과가 미미하다면 예전과 마찬가지로 이번 전대 역시 계파별 순위 가리기에 그칠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될 사람을 밀어주자’는 흐름에 따라 계파별 투표가 이뤄질 것이란 예상이다. 일각에서는 정 후보가 남 후보 지지표를 크게 흡수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앞서 대전 둔산동 오페라웨딩홀에서 열린 대전·충남·북 비전 발표회에서 각 후보들은 자신을 부각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선두권을 달리고 있는 안상수·홍준표 후보는 상대가 네거티브 전략을 하고 있다고 으르렁댔다.
안 후보는 “비방과 중상이 난무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 후보 측이 전날 일반인 상대 여론조사 결과를 대의원들에게 휴대전화 문자로 보낸 것을 겨냥한 것이다. 이에 대해 홍 후보는 “제가 경쟁 후보보다 앞서는 결과가 언론에 보도됐기에 우리 캠프에서 대의원들에게 문자를 보냈다”며 “악성 유언비어가 아니라 사실”이라고 맞받아쳤다.
세종시 수정안에 반대했던 친박계 후보들은 나란히 “세종시를 자족기능을 갖춘 명품 도시로 만들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서병수 후보는 “제가 앞장서서 세종시 원안을 보충할 수 있는 부수법안을 제출해 통과시키겠다”고 했고, 이혜훈 후보는 “수정안이 부결됐으니까 플러스 알파가 없다는 소리가 나와선 안 된다”고 일갈했다. 이성헌 후보도 “만약 수정안을 통과시켰다면 충청도에 와서 표 달라고 얘기할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친이계 김성식 후보는 “청와대와 한나라당에 각각 회전문 인사가 돌아가고 있다”며 당과 청와대의 쇄신을 강조했다. 나경원 후보는 “더 이상 우리끼리 총부리 겨누지 말고 힘을 합쳐 정권을 재창출하자”고 화합을 내세웠다.
정승훈 기자 sh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