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은행주 웃고 건설·유통주는 울상
입력 2010-07-11 22:02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초저금리 시대가 저묾에 따라 투자자들도 종목 고르기에 분주해졌다.
증시 전문가들은 환율 효과가 기대되는 항공주, 은행주, 해외시장을 개척 중인 종목 등이 대표적인 금리인상 수혜주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수혜가 예상되는 업종에는 항공주가 첫손에 꼽힌다. 금리인상에 따라 원화가치가 오를 가능성이 높아 해외여행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 금리가 인상된 9일 원·달러 환율은 119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환율이 1200원선 밑으로 떨어지기는 지난달 24일(1188.80원) 이후 처음이다.
삼성증권 오현석 시장분석파트장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항공주, 중국 내수시장 확대로 실적이 개선되고 있는 CJ, 오리온 등이 증시에서 강세를 나타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은행 등 금융주도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 금리인상으로 예대마진(대출이자에서 예금이자를 뺀 은행 수입)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미 9일 하루 동안 은행주 상승률은 코스피지수 등락률(1.43%)을 크게 웃도는 4.07%를 기록했다. 다만 금리인상 기조가 지속적으로 반영될 경우 향후 상승폭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순부채비율이 낮은 인터넷 자동차 철강금속 전기전자 등의 업종도 금리 상승의 타격을 덜 받기 때문에 전망이 낙관적이다.
IBK투자증권 박승영 연구원은 “국내 상장 106개 제조업체 가운데 인터넷(순부채비율 -80.9%), 자동차 및 부품(-21.3%), 철강금속(-3.4%), 전기전자(-1.0%) 업종은 현금성 자산을 보유한 경우가 많아 금리 상승 피해가 미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건설업은 울상이다. 금리가 오르면 이자에 대한 부담으로 소비자들의 신규 구매 수요가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가뜩이나 요즘 부동산 경기까지 악화하는 상황이어서 건설업에는 엎친 데 덮친 격이다. 빚에 대한 부담으로 내수 소비가 위축될 경우 음식료나 유통주도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한편 코스피지수가 1700선을 돌파한 상황에서 증시가 어디까지 오를지, 차익실현에 나서야 할지에 대한 문의도 이어지고 있다.
오 파트장은 “금리 인상이 국내 증시에 부정적으로 반응하지 않은 만큼 미국의 주요기업 실적 발표 시즌에 맞춰 이번주에 우리 증시는 1750까지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우리투자증권 박종연 연구원은 “하반기 대외경제 변수가 존재하는 만큼 보수적 관점에서 안전자산 위주로 투자하고, 단기 차익실현보다는 관망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