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민주, 참의원 선거 사실상 참패…과반확보 실패

입력 2010-07-12 00:57

일본 민주당이 11일 실시된 제22회 참의원(상원) 선거에서 과반수 확보에 실패, 사실상 참패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선거는 민주당 정권에 대한 첫 중간평가인 동시에 지난달 8일 취임한 간 나오토(菅直人) 총리에 대한 국정 평가와도 맞물려 있었다. 이에 따라 향후 일본 정국이 강한 후폭풍에 휘말릴 것으로 전망된다.

NHK 방송 등 일본 언론은 오후 11시30분 현재 민주당이 50석 이하를 확보하는 수준에 그칠 것이라며 단독 과반수를 확보하는 데 실패한 것이 확실시된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또 연립여당인 국민신당과 의석수를 합쳐도 과반수 유지가 불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제1야당인 자민당이 46∼52석, 신생 야당인 다함께당이 8∼11석을 확보하는 등 야당의 대약진이 돋보인다고 전했다.

릐민주당 사실상 참패=이번 선거에는 지역구에서 251명, 비례대표로는 186명이 입후보했다. 일본 참의원은 모두 242명이며 임기는 6년이다. 3년마다 절반인 121명(지역구 73명, 비례대표 48명)을 바꾼다.

현재 116명인 민주당 의원 중 54명은 이번에 임기가 끝나기 때문에 62명만 남았다. 과반수인 122석을 채우려면 최소한 60명이 당선돼야 했다. 하지만 50석 확보도 힘들게 됐다. 더 큰 문제는 국민신당과 의석수를 합쳐도 과반수가 안 된다는 점이다. 현재 민주당 의원과 국민신당 3명, 무소속 1명을 합쳐도 66명뿐이다. 결국 당장 또 다른 연립 파트너를 추가 영입해야 할 형편에 처했지만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향후 민주당의 정국·의회 운영은 가시밭길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릐간 총리 앞길은 첩첩산중=간 총리는 취임 직후 현재 5%인 소비세율을 10%로 올려 국가재정 건전성을 강화하겠다고 주장했다. 한때 60%를 넘었던 지지율은 순식간에 30%대까지 급락했고, 이는 선거에서 표심으로 확인됐다. “집권당이 선거에서 세금 인상을 들고 나오면 반드시 패한다”는 정치권의 경험칙은 이번에도 어김없이 입증됐다. 옛 자민당의 오히라 마사요시(大平正芳) 내각이 1979년 일반소비세를 도입키로 결정한 이후 치러진 중의원 선거에서 쓴맛을 보는 등 이 같은 현상은 반복돼 왔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간 총리가 대책 없이 소비세 문제를 거론하는 바람에 모처럼 회복되던 국민의 신뢰를 한순간에 식게 만들었다는 비난 일색이다. 간 총리는 이날 “선거 결과와 상관없이 재정 건전화 등의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언급, 사임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으나 뜻대로 될지는 미지수다.

민주당은 오는 9월 말 다시 당 대표 선거를 치른다. 이번 선거 결과는 간 총리에게 결정적인 악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하다. 떼밀리듯 쫓겨나 절치부심하고 있는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전 간사장의 대대적인 반격이 예상된다. 150명에 달하는 오자와 친위세력이 나설 경우 단명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동재 선임기자 dj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