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라운지] 中 시장 공략, 중국식 브랜드명으로

입력 2010-07-11 18:51

‘세계 최대 소비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는 중국 진출을 위해선 먼저 브랜드 이름부터 고민하라.’

중국에선 브랜드 네이밍(naming)이 시장을 좌우한다. 아무리 제품이 좋고, 저렴한 가격에 디자인이 훌륭하더라도 상표가 소비자들에게 와 닿지 않으면 외면당한다. 중국에서 1년 동안 새로 등록되는 상표만 수십만개이다. 브랜드 천국인 중국에선 외래어를 모두 중국어로 표기한다. 따라서 본래의 상품명을 반영하면서도 중국 소비자들을 유혹할 수 있는 중문명(中文名)을 어떻게 짓느냐가 마케팅을 좌우한다. 따라서 표의(表意)문자이면서 특유의 발음을 지닌 중국어를 감안해야 하고 중국인의 문화도 고려해야 한다.

커커우커러(可口可樂·코카콜라)와 바이쓰커러(百事可樂·펩시콜라)는 중국에서 가장 성공한 브랜드 네임으로 유명하다. 발음도 코카콜라, 펩시콜라와 비슷하지만 그 뜻도 좋기 때문이다. 커커우커러는 ‘입에 맞고 즐겁다’는 뜻이고, 바이쓰커러는 ‘100가지 일이 즐겁다’는 뜻이다

프랑스계 할인점 까르푸도 중국 소비자들에게 가장 익숙한 이름으로 성공한 케이스다. 까르푸의 중국이름은 자러푸(家樂福)로 발음이나 ‘가정에 즐거움과 복이 있다’는 뜻에서도 중국인에게 친근감을 준다.

삼성, 현대차, LG, SK 등 우리 대기업들은 기존 브랜드명을 그대로 유지하지만 신제품이 출시됐을 때는 따로 중국식 명칭을 붙여 마케팅에 성공하는 경우가 많다. 삼성 휴대전화 ‘보줴(伯爵·백작)’는 작위를 고려한 고급이미지 폰으로, ‘다치(大器·큰 그릇이나 보물)’는 CDMA와 GSM을 포괄하는 듀얼폰 이미지로 중국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높다. 중국 중소형 승용차에서 최고 인기를 구가하는 ‘웨둥(悅動·중국형 아반떼)’은 즐겁게 운전한다는 뜻이다. LG의 경우 초콜릿폰은 ‘차오커리(巧克力·초콜릿)’, 에어컨 휘센은 ‘칭신(淸新·맑고 신선함)’을 사용해 중국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오종석 특파원 js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