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널리스트의 증권터치] 기준금리 인상 긍정적… 자금유입 늘듯

입력 2010-07-11 18:33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9일 기존 2%인 기준금리를 2.25%로 인상했다. 지난해 2월 2%로 인하한 이래 16개월 만의 인상이다.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이 7년3개월래 최고치인 8.1%를 기록한 데 이어 2분기에도 6%대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기준금리의 정상화 필요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로써 한국은 G20(주요 20개국) 국가 가운데 호주 인도 브라질 캐나다에 이어 5번째로 정책금리를 인상한 국가가 됐다.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 중앙은행이 여전히 정책금리를 인상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음을 감안하면 이번 금리인상은 우리 경제의 우월한 성과를 반영한다는 점에서 환영할 만한 일이다.

일반적으로 초저금리가 장기간 지속되다가 단행되는 초기의 정책금리 인상은 실물경기가 본격 회복되고 확장될 가능성이 높아졌음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추가 금리인상과 실물경기 상승세가 동반 전개되는 경향이 상당기간 이어진다. 이 같은 국면에서는 추가 인상에 대한 우려로 시장금리가 상승하고 채권 투자의 기대수익률이 낮아진다.

반면 주식의 기대수익률은 기업이익 증가세가 금리 상승폭을 상회하면서 높아지게 된다. 시중자금 흐름 역시 채권형 금융상품에서 이탈하여 주식형 금융상품으로 유입되는 경향을 보인다. 물론 정책금리 인상이 계속될 경우 기업이익 증가세가 둔화되는 시점이 되면 주식투자의 기대수익률은 하락하게 된다.

이번 기준금리 인상 역시 주식형 금융상품으로 자금유입을 확대시키는 등 주식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다만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과 우리의 금리인상이 함께 이뤄졌던 2005년과 달리 이번에는 일부 경제회복세가 가파른 국가만이 금리인상을 단행했음을 유의해야 한다. 수출비중이 높은 경제 특성상 전망이 계속 밝지는 않을 수도 있다.

금리인상 조치를 통해 한국 경제가 높은 성장세에 놓인 것을 확인하게 됐지만, 주식시장의 장기추세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가 금리인상을 단행할 정도로 대외여건이 개선될지 여부에 좌우될 것이다.

이상재 현대증권 투자전략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