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무용 전공한 전통춤꾼 박수정씨 연극 ‘미롱’ 무대에 처음으로 선다
입력 2010-07-11 19:12
한국무용을 전공한 전통 춤꾼이 연극무대에 뛰어들었다. 주인공은 전통 춤을 소재로 한 연극 ‘미롱(媚弄)’에서 여주인공 초영 역을 맡은 박수정(26·사진)씨.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을 졸업한 박씨는 ‘남한산성에 피는 꽃-이화’ ‘낙랑공주’ 등에 주인공으로 발탁돼 무용계에서 주목을 받았지만 연극에는 출연한 적이 없는 신인이다.
‘미롱’은 조선 순조 시대를 배경으로 전통 춤 춘앵전을 계승하려는 아버지와 이에 맞서는 아들, 부자 사이에 놓인 초영을 소재로 한 작품이다. 초영 역은 100분에 달하는 공연 시간 내내 단 두 마디의 대사만 하고 나머지는 춤과 몸짓, 표정으로 연기해야 하는 배역이다. 대사는 적지만 상당한 표현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연극무대 경험이 없는 그의 발탁에 많은 관심이 쏠렸다. 박씨는 2007년 국립국악원 주최 경연대회에서 춘앵전으로 대상을 수상한 적이 있어 적역이라는 평도 나왔다.
박씨는 “춤극과 무용극을 해보긴 했지만 정극 연기는 처음이라 몸짓에서 과장된 느낌을 줄이는 게 어렵다”면서 “연극은 드라마가 주가 되는 만큼 전통 무용을 토대로 하되 관객들이 초영의 감정을 함께 느낄 수 있도록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무용계에선 춤을 고집해야 한다는 분들도 있지만 세상이 변한 만큼 멀티 플레이어 무용수가 돼 대중에게 무용을 더 친근하게 알리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동안 소극장 무대에서 공연됐던 ‘미롱’은 중극장 규모인 남산국악당에 맞게 볼거리를 추가하고 25현 가야금과 생황으로 구성된 국악 밴드를 영입했다. 8월 1일까지 매주 목∼일요일에 공연된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