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김진홍] 축구스타 호날두의 대리 출산
입력 2010-07-11 19:58
인도가 낙농대국으로 성장한 데에는 ‘우유혁명 또는 백색혁명(White Revolution)’으로 불리는 ‘아물(AMUL:Anand Milk Union Limited) 운동’의 영향이 컸다. 아시아에서 가장 큰 낙농회사인 아물의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이 운동은 인도 서부 도시 아난드에서 시작됐다.
아난드는 ‘대리 출산’ 도시로도 유명하다. 인도 정부는 2002년 외국인 고객 유치를 위해 상업적 대리 출산을 합법화했다. 이에 따라 아난드의 한 병원은 대리모 15명과 가정부, 요리사들을 고용해 전 세계에서 고객을 받고 있다. 2008년 이 도시 여성 50여명이 미국 영국 등에 사는 부부를 위해 대리 임신 및 출산을 해주었다. 한 여성이 대리 출산으로 받는 돈은 5000∼7500달러. 미국인이 이 병원을 이용할 경우 인도까지의 왕복 항공료와 숙박비를 포함해도 미국에서 드는 비용의 3분의 1에 불과하다고 한다. 미국에선 10여개 주가 대리 출산을 허용하고 있다.
최근 레알 마드리드 소속의 포르투갈 축구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대리 출산’으로 주목받고 있다. 미혼인 그가 남아공 월드컵 축구대회가 한창이던 지난 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한 남자아이의 아버지가 됐다”고 만족감을 표시한 이후 관련된 보도 내용들을 정리하면 이렇다. 호날두가 지난해 여름 미국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에서 휴가 중 미국인 여성과 대리모 계약을 맺었고, 출산 후 대리모에게 비밀 유지와 양육권 이양 등을 조건으로 자신의 연봉에 해당하는 183억원가량을 주기로 했다는 것이다. 호날두는 이를 부인하지 않고 있어 사실로 여겨지고 있다. 호날두의 이름을 그대로 따 ‘크리스티아누’로 불리는 이 아기는 호날두의 누나가 돌보고 있다.
대리 출산 파동에도 불구하고 호날두는 여자친구인 이리나 샤크와의 관계를 예전처럼 유지하고 있다. 호날두와 이리나가 뉴욕의 고급 호텔 옥상 풀장에서 다정하게 데이트하는 모습이 목격됐다고 한다.
외국 언론의 관심은 호날두의 대리모가 누구일까에 맞춰져 있다. 대리 출산에 대한 윤리적 판단은 유보돼 있다. 호날두와 대리모 간 계약도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것 아니냐는 투다. 하지만 여성의 몸을 도구쯤으로 여기는 행태가 본질이 아닐까 싶다. 경제난에 쪼들린 나머지 어쩔 수 없이 대리모를 선택한 경우도 적지 않을 것이다. 상업적 대리 출산을 합법화한 정부도 비판을 면키 어려울 것이다.
김진홍 편집부국장 j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