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리교 벼랑 끝 대치… 총회 측 7월12일 감독회장 당선증 수여-재선거 측 7월13일 감독회장 선거 실시

입력 2010-07-11 19:17

기독교대한감리회가 운명의 한주를 맞았다. 총회 측과 재선거 측이 모두 배수의 진을 치고 맞서는 상황에서 12일과 13일, 2명의 ‘감독회장 당선자’가 각기 탄생할 예정이다.

‘6·3 총회’ 진영은 12일 낮 12시 서울 태평로1기 감리회 본부 앞 광장에서 감독회장 당선증 수여식을 열고, 김국도(임마누엘교회) 목사의 당선을 정식 선포한다. 김 목사는 총회 측에서 진행한 선거에 단독으로 출마했으며, 12일은 당초 총회 측이 감독회장 투표일로 잡은 날이다.

감독회장 재선거관리위원회(재선거 측)는 13일 감독회장 선거를 실시한다. 전국 11개 장소에서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투표를 벌인 뒤 그 개표 결과를 취합, 발표하는데 정상적으로 투·개표가 이뤄지면 당일 저녁 당선자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4명의 목사가 입후보했지만 강문호(갈보리교회) 목사가 본부 부담금 납부 기한 문제로 자격을 잃으면서 강흥복(상계광림교회) 고수철(전 감독회장 후보) 전용철(아펜젤러교회) 목사 등 3명이 경쟁하고 있다. 재선거 측은 이규학(인천제일교회) 목사의 귀환으로 선거 자체에 탄력이 붙었다고 본다. 감독회장 직무대행으로 재선거 추진에 전력하던 이 목사는 지난달 10일 법원에서 직무 정지 결정을 받았다가 한 달 만에 다시 법원으로부터 임시 감독회장에 선임됐다. 그는 복귀 직후 “감리교 사태의 유일한 해결책은 감독회장 재선거”라며 “7월 13일을 ‘감리교회의 치욕을 씻는 날’, ‘감리교회를 다시 세우는 날’로 만들어 달라”고 감리교 구성원들의 적극적 참여를 호소했다.

반면 총회 측은 지난 8일 서울 올림픽공원 컨벤션센터에서 ‘교권수호 비상기도회’를 열고 13일 선거 저지를 공식화했다.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이규학 전 감독회장 직무대행이 구성한 재선관위는 법과 절차를 위반한 불법 단체”라며 “13일 실시되는 감독회장 재선거에 참여하지 않도록 각 연회와 지방회 별로 적극 저지해 달라”고 당부했다. 총회 측은 이 목사를 임시 감독회장으로 선임한 법원 결정도 거부키로 했다.

13일 선거는 투표율도 관심 대상이다. 감리교 교리와 장정 상 투표율에 대한 규정은 없지만 투표율이 총회, 혹은 재선거 지지 여부를 가늠하는 잣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총회를 지지하는 연회 감독들은 소속 선거권자들에게 서한을 보내 투표 불참을 독려하기도 했다. 한편 당일 선거에서 11개 투표소 중 어느 한 곳이라도 돌발 상황이 벌어지면 감리교는 더 큰 혼란에 빠질 수도 있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