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패션 신발 발 건강에 문제 없을까

입력 2010-07-11 17:36


여성들 사이에 웨지힐, 글래디에이터 샌들 등 패션 신발이 올 여름 유행 아이템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여름 신발은 대부분 끈으로 되어 있거나 구멍이 뚫려 있다. 이런 신발은 통풍이 잘 돼 발 건강과 별 상관이 없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발을 안정적으로 고정해 주지 못해 발목, 무릎 관절 뿐만 아니라 척추 질환까지 유발할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웨지힐은 앞 뒤 굽이 연결된 통굽의 하이힐로, 발 건강 측면에서 볼 때는 최악이다. 통굽 신발은 발바닥 밑창이 2∼3㎝이고 뒤쪽은 7∼8㎝가 넘는다. 걸을 때 허리가 꺾이기 때문에 쉽게 벗겨져 넘어지거나 균형을 잡기 힘들며 발목을 자주 접질릴 수 있다. 허리 건강에도 좋지 않다. 요추가 스트레스를 받게 돼 디스크가 외측 후방으로 밀려나가 신경을 누르는 허리 디스크를 초래할 수 있으며 근육통, 다리 저림 같은 증상에 시달릴 수 있다.

글래디에이터 샌들은 걸을 때 구부러지는 발등 윗부분이 자극을 받을 수 있다. 발목 위까지 올라오기 때문에 아킬레스건도 자극을 받아 통증을 유발한다. 끈으로 꽉 조여져 있어 혈액순환이 잘 안돼 저녁이 되면 발이 퉁퉁 부을 수 있다.

또 앞코가 뾰족하고 굽이 높은 킬힐은 무지 외반증의 주범이다. 무지 외반증은 엄지 발가락이 새끼 발가락 쪽으로 휘는 질환이다. 킬힐처럼 앞코가 삼각형이고 뒷굽이 뾰족한 하이힐을 신으면 발가락이 가운데로 모이면서 체중의 90%가 발가락으로 몰리게 된다. 이때 엄지발가락 뿌리 부분이 체중으로 인한 압력을 못 이겨 밖을 향하면서 발 모양에 변형이 생기는 것이다. 무지 외반증은 휘어진 발가락으로 인해 외관상 흉하다. 심할 경우 발가락 앞부분에 통증이 생기는 ‘지간 신경종’을 유발할 수 있으며, 뼈의 변형으로 인해 무릎과 엉덩이 관절, 허리에도 통증을 일으킬 수 있다.

발의 피로가 쌓이면 스트레칭으로 풀어주면 된다. 하지만 일시적 효과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강서 나누리병원 정형외과 박신이 과장은 “발목을 돌리는 정도로는 발이 조금 편해질 뿐 근본적 예방법은 될 수 없다”면서 “평상시 발가락으로 자갈이나 공깃돌 집는 훈련을 하거나 굽 낮은 운동화를 번갈아 신는 등 나름대로 원칙을 세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